[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오는 11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 여부를 앞둔
태영건설(009410)이 채권단을 설득할 마지막 카드로 ‘TY홀딩스와 SBS주식 담보’를 꺼내들었습니다. 당초 발표된 자구안에 오너일가 사재출연과 SBS 지분 매각 등이 빠지며 자구안에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채권자와 채무자 간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은 9일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부 자구계획’의 미이행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으나 그 부분을 다시 자금을 마련해 전액 태영건설에 더 투입했다”면서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자구 노력을 충실히 수행하는 한편 그래도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티와이 홀딩스와 SBS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윤세영 태영 창업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이번 추가 자구안은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앞두고 채권단을 설득할 마지막 카드로 여겨집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채권단의 동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데 신용 공여액 기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개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워크아웃 개시 필요성을 호소하고 나선 것입니다.
지난 3일 태영건설은 채권단 설명회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과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과 매각 추진 등을 내놨습니다. 다만 SBS 매각과 사재출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으며 자구 의지에 대한 불신을 받았습니다.
이후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8일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했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채권단이 미이행했다고 판단한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추가 투입했습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은 1549억원으로 여기에는 티와이홀딩스 지분 1133억원과 윤석민 회장 지분 416억원이 포함됐습니다.
윤 회장은 “채권단에게 오해와 혼란을 드렸던 점을 사과드린다”며 “이미 제출한 대로 핵심 계열사인 에코비트 등 주요 계열사 매각 또는 담보제공 등 나머지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으로, 기존 자구계획에 포함된 내용 이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제공 등 나머지 자구계획도 충실히 이행하겠다”라고 피력했습니다.
그는 “태영건설이 지금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저희 욕심이 과했던 탓이 크고, 더불어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같은 요인 때문에 기본 PF 대출의 롤오버가 안됐기 때문”이라며 “PF사업장 중 정리할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건실한 사업장은 살려서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석민 회장 또한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티와이홀딩스와 SBS보유지분도 담보로 제공하고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티와이홀딩스의 대주주이자 이사회의장으로서 창업회장과 뜻을 같이 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겠다”라고 역설했습니다.
한편 SBS매각에 대해선 법적 제약을 근거로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SBS 매각의 경우 일반 기업과 달리 법적 규제가 많아 어렵다”라며 “지분 담보 제공 등의 경우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부회장은 이어 “워크아웃이 개시되고 나면 실사와 기업개선계획을 마련하는 등 워크아웃 플랜에 따라 진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구안이 문제 없이 이행된다면 현재로서는 4월 이전에 유동성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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