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하마평’ 정탁 부회장, 포스코인터 성적은 ‘부진’
작년 부회장 승진하고 대표 맡은 후 뒷걸음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에도 매출 감소
이익은 개선됐지만 합병 전 비교 따른 착시효과
2024-01-03 14:40:03 2024-01-03 16:01:19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이 차기 그룹 회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경영실적은 부진합니다. 지난해 부회장 승진 후 대표를 맡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외형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이익도 합병 부분을 고려하면 부진합니다. 본래 글로벌 상사 출신인 정탁 부회장은 차기 회장 자격 요건 중 글로벌 강점을 보이지만 경영능력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셈입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작년 초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했지만 3분기와 누적 기준 모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습니다. 합병으로 에너지 사업 자산이 늘었음에도 외형이 후퇴한 결과입니다. 더욱이 철강재 트레이딩 매출이 크게 줄어 본업 경쟁력이 약화된 한계를 노출했습니다. 작년 3분기 매출은 8조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습니다. 누적 매출(25조2233억원)도 16% 줄었습니다. 합병 이전 실적과 비교해도 매출이 감소한 결과입니다. 전년 동기 포스코에너지 실적을 합산(누적 32조5798억원)하면 22.6%까지 감소폭도 커집니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311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8.2%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또한 합병으로 부풀어진 효과가 있습니다. 전년동기 포스코에너지 합산 실적(누적 9643억원)과 비교하면 1.6% 감소했습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습니다. 증권가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2600억원 정도입니다. 역시 합병 전인 작년 동기보단 성장했지만 전분기보다 하락한 수치입니다. 합병 후 받은 연중 분기 실적 중에선 가장 낮은 수치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정탁 부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출신으로 친정에 복귀한 것입니다. 글로벌 상사를 역임해 포스코에서도 마케팅, 영업 분야를 거쳐 차기 회장 자격요건 중 글로벌 경험이 풍부해 보입니다. 하지만 또다른 자격요건인 경영역량은 대우인터내셔널 대표를 오롯이 맡은 이후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습니다.
 
그 속에 정탁 부회장 개인자산만 불어났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부임과 동시에 자사주를 6161주 주당 3만4310원에 샀는데 작년말 종가 기준 시세평가익은 1억7306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실적은 부진하지만 주가는 크게 올라 포스코인터내셔널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에 달합니다. 동종업계 경쟁사인 LX인터내셔널(5배), 현대코퍼레이션(5배)보다 고평가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상사업은 재작년 원자재값이 올라 실적도 최대치로 올랐지만 산업 구조적으로는 저성장 국면”이라며 “LNG 발전업도 국내외 무탄소 정책 방향을 고려하면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탁 부회장의 배당수익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매년 배당금을 늘려왔는데 작년 결산배당은 올 이사회 결의 후 배당기준일을 먼저 확정한 뒤 배당금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배당이익 재원인 당기순이익은 3분기말 누적 기준만으로 이미 작년 연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또한 합병 부분을 가산하지 않은 착시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 회사측은 “마진이 적은 전통적인 트레이딩 위주 영업은 지양하고 수익성 향상을 위한 투자사업에 집중하는 질적 성장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며 “따라서 저수익 사업 지양에 따른 매출액 감소는 회사가 지향하는 바이며,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이 나왔다는 것은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증거”라고 밝혔습니다. 또 경영능력에 대해 “작년 글로벌 금리시장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견조한 영업이익을 창출하며 취임 첫해에 위기관리을 보여준 것”이라며 “또한 트레이딩 영업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회사의 체질 개선을 통해 '체질 개선과 이익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같이 잡을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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