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회사 이름까지 바꿀 각오로 임하겠다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경영 쇄신 의지가 위기의
카카오(035720)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 다만
, 2년
10개월 만에 임직원들 앞에 나서서 각오를 드러낸 김 위원장을 향한 내부 시선은 다소 엇갈리고 있습니다
.
12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임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을 진행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현 상황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강도 높은 쇄신 각오를 밝혔습니다.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임직원과의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라며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는데요. 과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신경영 선언에 견줄 만한 고강도 쇄신 발언입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쇄신책으로 ‘확장 중심 경영전략 리셋’, ‘기술·핵심 사업 집중’, ‘그룹 내 거버넌스 개편’, ‘현재의 카카오 기업 문화 원점 재검토’ 등을 들었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우리는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를 맞춰오지 못했다”라며 “카카오의 세상을 바꾸려는 도전은 누군가에게는 위협이자 공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라고 반성의 메시지도 냈습니다. 카카오를 둘러싼 골목상권 침해, 스타트업 기술 탈취 논란 등 ‘상생의식 결여’라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되는데요. 김 위원장은 “숫자적 확장보다 부족한 내실을 다지고 사회의 신뢰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카카오는 포털 다음의 뉴스 검색 노출 차별 논란, 택시 수수료 이슈 등 ‘상생’과 관련해 여러 비판점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이용자 선택권 강화’라는 명분으로 진행된 ‘다음의 뉴스 검색 노출 제한’은 지역지·전문지 등 많은 중소 언론사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위원장의 간담회가 진행된 날에도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 회장단과 비상대책위원들의 카카오 본사 항의 방문이 이어졌는데요. 인신협은 지난 1일 카카오를 상대로 ‘뉴스 검색서비스 차별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습니다. 또한 인신협은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요청 등도 예고한 상태입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불러올 쇄신과 변화가 이러한 ‘상생’ 문제 해결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 지 관심이 모입니다.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임직원과의 간담회인 '브라이언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한편, 김 위원장이 뼈저린 반성의 메시지와 고강도 쇄신 의지에도 카카오 내부 시선은 엇갈립니다. 이번 간담회의 대상이 된 본사 직원들은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설명하는 등 변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읽었지만, 참여하지 못한 카카오의 다른 공동체(계열사) 직원들은 차별과 관련한 내부 불만 기류가 쌓이는 형국입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카카오 본사는 브라이언(김범수)이 직접 나와서 이야기를 한 만큼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본사를 제외한 공동체 직원들은 사전 공지도 없어 간담회를 하는지도 몰랐던 직원들도 있는 데다, 결과만 통보 받아 ‘우리한테 왜 이러는 것이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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