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벤져스 같은 글로벌 IP, 카카오가 먼저 만들 것"
황재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 사업팀 치프 매니저 인터뷰
'무빙'·'이태원 클라쓰'·'사내 맞선' 등 웹툰 IP 영상화 사업 총괄…성공 일조
IP 확장 흥행 핵심은 '몰입'…이를 통한 팬덤 확보가 '성공 방정식'
BTS가 무너뜨린 '문화 장벽'…"K적인 것들이 세계적인 것"
글로벌 전략 몰두하는 카카오엔터…팬덤 확보·시장 선점 전략
2023-12-04 13:52:10 2023-12-04 13:57:50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글로벌키워드입니다. 글로벌에서 협업을 더욱 강화해 IP(지적 재산권)를 더욱 확장해 가는 거죠. 그러면서 파생 사업들을 늘려 종적, 횡적 성장을 한꺼번에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황재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 사업팀 치프 매니저 (사진=카카오)
 
최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판교 오피스에서 만난 황재헌 IP 사업팀 치프 매니저(팀장)의 시선은 글로벌로 향해 있었습니다. 그는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 등 카카오엔터 플랫폼이 보유하고 있는 IP를 발굴, 2차 사업으로 확장하는 총괄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무빙’, ‘이태원 클라쓰’, ‘사내 맞선등 양질의 웹툰 콘텐츠가 그의 손을 거쳐 영상으로 재탄생 돼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황 매니저는 이 같은 2차 창작물의 성공 방정식에 대해 몰입키워드를 꼽았습니다. ‘무빙’, ‘이태원클라쓰’, ‘경이로운 소문등 스토리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통한 몰입이 팬덤을 양성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팬덤이 붙은 작품은 영상화 등 2차 창작물로 확장돼도 성공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는 것이 황 매니저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급변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환경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본격적으로 한국에 상륙한 해외 OTT와 그에 대항하는 국내 OTT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향한 대중의 소구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OTT 환경의 변화는 기회로 작용했지만, 제작·배급 등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의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에 위기로도 다가왔습니다. 이는 카카오엔터가 글로벌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또한 방탄소년단(BTS)이 무너뜨린 글로벌 문화 장벽은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요인도 됐습니다. 황 매니저는 음악으로 인해 K콘텐츠의 거부감이라는 장벽이 무너졌고, 그 상태에서 장르까지 없어져 K콘텐츠를 더욱 찾아보게 됐다라며 “K적인 것들이 세계적인 것이 돼 버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시장에 대한 위기감을 작년 말에 느꼈어요. 그래서 IP 확장으로 살아남을 방법은 해외 밖에 없다라고 생각을 해서 작년부터 활발하게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 질적인 콘텐츠들을 늘려야 K콘텐츠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에 그런 노력들을 내부에서 많이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엔터는 현재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해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인 타파스, 레디쉬, 우시아월드를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K콘텐츠인 웹툰 알리기와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픽코마)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서는 등 글로벌 공략에 적극적입니다. 현재 카카오엔터의 해외 진출 작품 수는 5200여개에 달합니다.
 
황재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 사업팀 치프 매니저 (사진=카카오)
 
카카오엔터는 흥행에 성공한 영상물의 현지화 작업을 통한 확장에도 골몰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사내 맞선의 경우 홍콩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고, ‘이태원 클라쓰역시 대만과 일본에서 드라마가 현지화에 성공했는데요. 특히 이태원 클라쓰는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현지화가 논의 중입니다.
 
문화 장벽이 없어졌다 하더라도 각 나라의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통적 코드들이 있습니다. 유행하는 말도, 작 중 표현도 다르거든요. 그런 것들이 작품에 녹아져 있으면 대중들이 쉽게 콘텐츠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2차 영상 창작물 외에도 MD(상품 기획)를 통한 사업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내 MD 시장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사업의 성공을 가늠하겠다는 복안입니다. 황 매니저는 일본이나 미국 파트너와 성공하는 작품의 MD 사업을 통한 수익화를 시도해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까지 역으로 이어오는 전략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황재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 사업팀 치프 매니저 (사진=카카오)
 
황 매니저는 이러한 모든 전략을 아우를 수 있는 글로벌 IP의 제작·발굴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벤져스처럼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글로벌 IP가 현재 한국에는 단 하나도 없어요. 그걸 카카오엔터가 먼저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글로벌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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