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국' 이병철 36주기…'호암정신' 재조명
범삼성가 용인 선영서 추도식…시간 달리해 참배 예정
이 창업회장 '사업보국·인재제일·합리추구' 경영 철학
이재용 회장, 추도식 관련 메시지 낼지 관심…"사업보국 계승" 강조
2023-11-16 15:46:06 2023-11-16 15:46:0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오는 19일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36주기가 됩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삼성은 이 창업회장의 36주기 등을 계기로 '사업보국' 정신을 되새기며 재도약에 나설 전망입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및 신세계, CJ, 한솔 등 범삼성 계열 총수 일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달리해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을 참배 예정입니다.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회장은 기일 저녁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제주(祭主·제사의 주장이 되는 상제)로서 제사를 진행합니다.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과거 범삼성 계열 그룹 일가는 호암 추도식을 공동으로 열었으나, CJ 이맹희 전 회장과 삼성 이건희 선대회장이 상속 분쟁을 벌인 2012년부터는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별도로 추도식을 열어왔습니다.
 
이 창업회장은 생전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삼성을 성장시켰는데요.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뜻입니다.
 
이 창업회장은 1938년 청과물·건어물 수출업으로 창업한 '삼성상회'를 세웠는데, 이는 삼성물산의 뿌리가 됐습니다. 1953년 설탕 사업으로 시작한 제일제당은 CJ그룹으로 커졌는데요. 이 창업회장이 1969년 종업원 36명으로 시작한 삼성전자공업은 삼성전자의 모태가 됩니다.
 
이 창업회장은 미래 산업 핵심으로 '반도체'를 차기 사업으로 낙점하고, 삼성전자 굴지의 기업으로 도약시켰습니다. 이 창업회장은 "이것(반도체)이 곧 고부가가치, 고기술 상품, 즉 첨단 기술 상품", "반도체·컴퓨터 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 아니라 타 산업 파급효과가 지대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반도체와 관련 여러 어록을 남겼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당 글귀를 곁에 두고 꾸준히 되새기면서 반도체 사업 육성의 의지를 다져왔다고 합니다.
 
이 창업회장의 각별한 인재 육성도 삼성의 현재 중요한 모토가 됐습니다. 이 창업회장은 1982년 사장단 회의에서 "내가 40여 년 동안 키워온 것이 인재이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좋은 업적을 내는 것을 볼 때 고맙고, 반갑고, 아름다워 보인다"는 언급을 하며 수차례 인재 등용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민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1957년 공개채용제도를 도입해 현재까지 운영 중입니다. 재계에선 일찍부터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강조해 왔던 이 창업회장의 경영 신조가 삼성이라는 조직에서 확고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 이 창업회장 타계 36주년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업황이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이번 추도식에서 별도의 메시지를 낼지 주목됩니다.
 
앞서 이 회장은 2020년 참배 후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기업은 늘 국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이건희) 회장님의 뜻과 (이병철)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4336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지만, 지난해 동기보다 77.57% 줄어든 수준으로 여전히 부진합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주력인 반도체 사업 부진 탓입니다.
 
여기에 연말 인사 시즌인 만큼 조직 변화를 통한 쇄신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요. 삼성전자는 예년처럼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계 안팎에선 이 창업회장의 36주기와 이 회장의 취임 1주년이 지난 상황에서 '이재용식 인사 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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