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금융감독원이 불법공매도 차단과 제도 개선을 위해 내년 6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첫날부터 국내증시는 3년 7개월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습니다. 증권가에선 시가총액 상위 2차전지 위주로 수급이 쏠렸고, 공매도 청산을 위한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세)이 시작됐단 관측이 나옵니다. 단기적인 수급엔 긍정적일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됩니다.
숏커버링 매수세…3년7개월만 최대폭 급등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134.03포인트(5.66%) 오른 2502.37에 마감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장초반 개인과 외국인 매수세로 2% 상승 출발한 이후 강세를 지속하다 장 막판 외국인의 거센 매수세로 상승폭을 확대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7035억원, 1948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9071억원 매도 우위였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7.34% 급등했습니다. 외국인이 4717억원 순매수했으며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78억원, 61억원 매도 우위였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선 약 3년5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했습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사이드카는 코스닥150 선물가격이 6% 이상 1분간 유지되거나, 코스닥150 지수가 3% 이상 1분간 유지될 경우 발동됩니다.
급등한 종목들 대부분이 연초부터 수급 쏠림에 고평가됐단 분석이 나오면서 공매도 잔고가 급격히 쌓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스피 공매도 잔고금액 상위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003670), POSCO홀딩스,
셀트리온(068270), 삼성전자 등이 있죠. 코스닥에도 에코프로그룹과 엘앤에프, 포스코DX 등이 포진됐습니다.
매수세가 거세게 유입한 배경에는 공매도한 주식을 갚는 과정에서 숏커버링이 시작됐단 분석입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공매도 전면금지로 인한 공매도 잔고 금액 상위 종목 위주(2차전지 관련주)로 상승했다"며 "포스코그룹주, 금양 등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권 포진했던 2차전지 관련주가 지수를 견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외국인 순매수 유입도 2차전지 관련주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했습니다.
공매도 잔고가 쌓인 종목들 중심으로 단기 반등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외에 개별 종목 측면에선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장기 롱숏 외인 투자금 이탈 악재 발생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는 과거와 달리 제로금리 등 추가적인 증시 부양책이 곧바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반등세를 유지하기 어렵단 분석입니다. 특히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단기 반등세가 점쳐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설명인데요. 김 연구원은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공매도 금지 시행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 중 헤지펀드 관련 외국인 수급을 제한시킬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롱숏 헤지펀드들은 특정 국가에 숏 포지션을 구축할 때, 이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롱 포지션을 구축하여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공매도 금지가 이들 롱숏 헤지펀드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시킬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도 "롱숏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게 돼 특히 외국인 수급은 장기적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숏(매도포지션) 청산과 동시에 롱(매수포지션)까지 정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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