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돋보기)반포 '입주장 특수' 막바지…인근 단지 전셋값 주시해야
'래미안원베일리' 입주 효과로 전세시장 활기
갈아타기 하려면…소형 단지나 준신축에 주목
2023-11-06 06:00:00 2023-11-06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평(3.3㎡)당 1억'을 처음으로 찍은 '아크로리버파크'는 압구정도 대치동도 아닌 반포에 자리합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는 지하철 3·7·9호선이 만나는 고속터미널역을 중심으로, 강남 8학군에 신세계백화점 등 각종 인프라가 충분해 임차 수요가 풍부한 곳입니다.
 
그 안에서도 살기 좋은 아파트를 선별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가격일테죠. 올해 초까지 잠잠했던 반포 전세시장이 '래미안원베일리'의 입주와 함께 활기를 띠면서 반포 진입을 기다렸거나 지역 내에서도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 유리한 시점이 왔습니다. 물론 입주장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반포 전세시장의 중심에 있는 래미안원베일리는 23개동, 총 2990가구 규모로 지난 8월 준공했습니다. 도로변 단지 기준으로 걸어서 10분이면 고속터미널역과 9호선 신반포역에 접근 가능하고, 한강변에 위치해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반포의 상징과도 같은 아크로리버파크와 비교해 고속터미널역이 더 가깝고 규모가 커서 새로운 대장주로 자리매김 중입니다.
 
올해 8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일부 세대에 불이 켜져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지난달 거래된 물건들의 전세가격은 전용면적 59㎡의 경우 11억~13억원대로 나타납니다. 8월 31일 본격 입주가 시작되기 직전만 해도 9억~11억원대로 거래됐지만, 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2억원 가량 상승했습니다.
 
전용 84㎡형은 8월 한 달 13억~16억원대 거래가 주를 이뤘으나, 10월에는 14억~18억원으로 올랐습니다. 10월 중 동일 평형의 전세 최고가인 20억원 전세거래가 나오기도 했죠.
 
통상 새 아파트 입주시기에는 전세가격이 일시적으로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이 중도금 및 잔금 대출을 전세보증금으로 상환하려는 수요가 많아 입주 시기에 전세 매물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래미안원베일리는 이런 '입주장 특수'가 짧았습니다. 급매물이 빨리 소진된 데다 실수요도 많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전세 호가는 전용 59㎡형 13억~14억원, 84㎡형 16억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현지 부동산 직원은 "원베일리 입주지정기간 종료일(11월 15일)이 다가오면서 잔금을 치르기 위한 저렴한 급매물은 모두 빠졌다"며 "아직 남아 있는 전세 매물은 집주인들이 자금 여력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당분간 전세 호가가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 상반기까지 주춤했던 인근 아파트 전세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분위기입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형 신규 전세거래를 보면 7월 12~13억원대를 보였으나, 8월과 9월에 각 17억1000만원, 16억원 거래가 체결되며 가격이 올라간 모습입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왼쪽)'반포르엘2차'와 (오른쪽)'신반포자이' 아파트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그럼에도 강남 학군과 인프라를 누리고 싶은 수요자들에게 반포 진입 기회는 열려있습니다. 바로 200~300가구의 아파트나 준신축 아파트 등으로 눈을 돌리면 가능합니다. 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입주 직전의 원베일리 전세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습니다.
 
잠원동 '반포르엘2차' 전용 54㎡형은 8월 9억4500만원에 전세 거래됐습니다. 3개동, 280가구 단지 규모로 작년 12월 준공한 신축 아파트입니다. 원베일리 맞은편에 자리해 동일 생활권에 속합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형 중 14억원에 나온 전세매물도 있습니다.
 
원베일리에서 조금 떨어진 3호선 잠원역과 7호선 반포역 사이에 자리한 '신반포자이' 아파트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7개동, 607가구 규모로 2018년 7월 준공한 6년차 준신축입니다. 10월 전세 실거래가는 전용 59㎡형은 10억8000만원, 전용 84㎡형이 14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전용 84㎡형 14억원 전세매물이 있습니다.
 
옛 대장아파트 '래미안퍼스티지' 전세가격도 소폭 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래미안퍼스티지에 거주했던 임차인들이 원베일리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임차인을 찾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소폭 내릴 여지가 있다는 게 부동산 설명입니다.
 
올해 하반기 서울 전체 및 서초구 전세가격지수 추이. (그래프=한국부동산원)
 
올해 하반기 전세시장은 역전세난 우려와 반대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낙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반포 입주장도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입니다.
 
10월 마지막 주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0.18% 상승했습니다. 6월 하락세에서 상승 전환한 서초구 전세가격은 8월 셋째 주 일시적 보합을 보인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입주장이 마무리되면 한동안 전세가격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반포에 이어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입주장이 열립니다. 개포주공1단지를 74개동, 6702가구로 재건축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가 지난달 말 사전점검을 진행했으며, 이달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합니다. 입주장 효과가 무색하게 84㎡형 전세가격이 7월 11억원대에서 이달 13억~14억원대로 오른 상태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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