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겠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으로 정치권이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항한 김포시장의 요청을 수용한 것이라고 하지만, 뜬금없는 일에 대한 알리바이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현 김병수 김포시장은 홍철호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입니다. 홍철호 전 의원이 내년 총선 공약으로 서울 편입을 주장하면서 김포시의 입장이 급선회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에서 확인됩니다. 특별시에 소속된 자치구는 광역도에 소속된 자치시에 비해서 세수나 예산이 1/3-1/5에 불과합니다. 인구 47만의 김포시장이 스스로 한 도시의 구청장이 되겠다는 것은 실질적인 구청의 권한과 업무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제정신이라고 믿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한심한 건 여당의 김기현 당대표입니다. 한 지역구 지역위원장과 김포시장이 이런 주장을 한다고 해서 가뜩이나 심각한 서울공화국의 문제를 아무 대안없이 그냥 선거 정쟁용으로 발언한 것은 그들의 총선 걱정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고백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강서구청장 참패 이후, 총선 수도권 참패의 공포가 만들어 낸 꼼수입니다. 제2의 뉴타운으로 정권심판론의 프레임을 바꿔보겠다는 정략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총선전략으로 공약한 뉴타운 사업의 말로가 어떻게 되었는지 국민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여당발 사악한 주장이 경기권역의 많은 시민을 흔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왕에 말이 나온 김에 서울공화국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진짜 지방시대를 만들겠다고 소리높여 외치는 대통령 옆에 서울공화국을 더 키우겠다는 여당 대표의 모습은 코미디입니다. 수도권 초집중 인구 밀집으로 젊은이들은 연애 취업 결혼 출산을 더욱 포기하게 만들겠다는 심사인가요? 미래세대에 희망을 주겠다는 공약은 헛된 염불이 되고 마는 것입니까?
수도권 인구가 51%가 넘었다는 것이 벌써 3년 전 입니다. 지방소멸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출산율을 세계 최저수준이고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됩니다. 이제는 우리의 현실에 맞게 전국을 5개의 광역권으로 나누고 준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국가로 만들어서 지방 메카시티 거점도시를 키워야 할 때입니다. 미국도 독일도 연방제로 잘 사는 나라 만들었습니다. 충청강원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울경권으로 재편하고 지금보다 훨씬 큰 수준의 자치정부 만들고, '조례' 수준이 아닌 '자치법률 입법권'까지를 부여하는 획기적인 변화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은 윤석열 정권에 대해 분노한 민심을 집값 상승이라는 거짓 사탕발림으로 현혹하려는 꼼수를 가진 선거용 경기도민 갈라치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광역권 재편성 대토론을 시작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서울공화국만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젊은이가 사라지는 지방소멸은 국가경쟁력도 사라지게 만들 것입니다.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거부하면 지역소멸, 국가소멸이라는 쓰나미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뿌리인 지방이 소멸해 버리는데 서울이라고 잘 살 수 있겠습니까?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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