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H 공공 미분양 3년새…'26채→5212채' 폭증
지난해 공급물량 44%가 미분양…"부동산 경기 하락 직격탄"
김병욱 의원 "수요자 맞춤형 직주근접 시공 필요"
2023-10-19 16:02:40 2023-10-19 19:40:46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분양주택의 미분양'이 최근 3년 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전체 분양 건수의 절반 가까이가 주인을 찾지 못했는데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가격 경쟁력이 높은 공공분양 아파트도 부동산 한파 앞에서는 힘을 잃었습니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이후 공공분양주택 미분양 현황'(2023년 8월 말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LH가 공급한 전국 1만2038채의 공공분양주택 중 5212채(43.3%)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중 인천영종A단지(675세대)와 울산다운단지(835세대)는 미분양률이 90%를 훌쩍 넘었습니다. 
 
양주 2기 신도시에서 대표 단지로 꼽히는 앙주옥정A4-1의 경우 1409세대 중 1225세대가 미분양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7월 입주자모집 공고를 시작한 후분양 단지임에도 10집 중 8집 이상이 아직까지 빈집으로 남아있는 셈입니다.  
 
 
LH 공공분양주택의 미분양 현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최근 3년간의 지표를 보면 더욱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LH는 전국에 3981세대를 분양해 26채의 미분양 주택만을 남겼습니다. 2020년에는 4892채 중 226채가, 2021년에는 8048채 중 293채가 미분양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마저도 2020년에는 부산범천2 01단지가 44.7%, 2021년에는 창원가포 A-2단지가 54.5%의 높은 미분양률을 기록했을 뿐, 대체로는 미분양률이 1%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공공 분양에서 성남복정1 A1(0.16%), 파주운정3 A23(0.79%) 등 일부 수도권 단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두 자릿수대의 미분양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LH 측은 미분양 급증의 배경으로 부동산 경기 하락을 지목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인상하면서 부동산 경기의 위축이 두드러졌다는 것입니다.
 
이에 LH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청약자격을 완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미분양 주택을 처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재공고 후 자격 완화가 가능한 규칙 등을 선택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LH 관계자는 또 "중도금 전액 잔금 이월, 계약금 축소, 무이자 할부분양 등 대금납부조건을 완화하거나 샘플하우스를 운영하는 것과 같이 보다 적극적인 판촉전략을 통해 미분양을 해소하려 한다"고도 전했습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수요자 맞춤형으로 직주근접지에 택지를 확보해 공공 아파트를 시공하는 방안 등을 미분양 해소의 대책으로 꼽았습니다. 미분양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에도 성남, 파주 등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지역의 공공주택 분양은 대체로 원활하게 진행됐던 점에 주목했습니다. 김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공분양은 무주택자와 신혼부부에게 주택 소유의 기회가 된다는 측면에서 수요자 맞춤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