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화오션, 치솟는 외주비에 적자…'일감 느는데 사람이 없다'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 넘어…'영업손실' 원인 지적
하반기 인력 확충 전사 사활…지원자 수 많아 한숨 돌려
2023-10-04 06:00:00 2023-10-04 08:31:33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4: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오션(042660)의 올해 상반기 외주가공비가 매출원가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선업계가 전반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감이 증가하면서 외주 제작이 늘어난 탓이다. 한화오션이 영업흑자를 달성하기 위해서 인력 확충을 통한 외주가공비 증가폭을 줄이는 게 급선무로 꼽히고 있다.
  
외주가공비 66% 증가…일감은 늘었는데 '인력난' 원인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외주가공비로 1조301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상반기(6171억원)보다 66.9% 증가한 수치다. 외주가공비 증가율은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 증가폭(16%)를 웃돌면서 매출원가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외주가공비 증가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22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에 근접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을 빗나갔다.
 
조선업계는 한화오션의 올해 상반기 외주가공비 증가 원인을 인력 부족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일감이 늘어나면서 외주가공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한화오션의 올해 상반기 소속 외 근로자를 포함한 총 임직원수는 2만1500명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임직원수의 감소는 외부의존도의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말 소속 외 근로자를 포함한 임직원수는 2만2737명으로, 반 년 사이 1237명가량 줄었다.
 
올해부터 일감은 늘어나고 있다. 임직원수가 줄어드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한화오션이 인도 할 선박수는 총 47척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체 인도 선박수 20척의 2배가 넘는다. 
 
한화오션은 올해 하반기 일감이 더 늘어난다. 하반기 카타르 에너지의 2차 LNG선 수주에서 한화오션은 14척의 LNG선을 수주할 것이 유력하다. 한화오션은 카타르 에너지로부터 LNG선 수주를 확정하는 즉시 설계에 들어가 내년부터 선박 건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임직원 수는 줄고, 일감은 늘면서 한화오션의 임직원 생산성을 더 끌어올렸다.
 
조선산업은 수주 실적이 매년 달라 외주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올해의 경우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외주 비율이 더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매출원가에서 외주가공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20.6%에서 올해 상반기 29.6%로 6%포인트 증가해 외주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 외주가공비 비율로 반영됐다.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가동률은 96.8%로 지난해 말(94.6%)보다 더 끌어올린 상황임에도 인력 부족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내년까지 선박 인도·작업 착수 즐비…외주가공비 상승 압력 낮춰야
 
한화오션은 인력 충원에 나서며 외주가공비 증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외주를 의뢰하는 것보다 직접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도 상반기 영업적자의 원인을 외주가공비에 있다고 평가하고 원가 절감을 위해 인력 확충에 나선 상태다.
 
내년에 인도 및 작업에 들어가는 선박 수가 43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인력 규모로는 외주가공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내년에 한화오션이 인도할 예정인 선박수는 총 29척으로 여기에 카타르로부터의 수주받은 LNG선 14척이 설계를 마치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 충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현행 인력 규모가 유지하면서 선박들이 인도와 작업에 들어갈 경우 올해 전체 외주가공비는 지난해 전체(1조4523억원)을 넘어서고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도 한화오션의 외주가공비가 2019년 외주가공비 1조9834억원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말 수준(2만2737명)으로 인원을 고용하면 470억원의 급여비용이 나간다. 인력 고용을 통해 외주작업을 직접 작업으로 전환하면 외주가공비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부터 대규모 채용에 나서 인력 확보에 나선다. 최근 김동관 한화오션 부회장까지 직접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선 업계에서는 향후 내년도 한화오션의 일감 수준과 조선업의 전망을 봤을때, 지난 2009년과 2010년 조선업계의 호황기 수준인 3만명까지 인원을 확충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한화오션의 외주가공비 증가의 원인은 인력 부족이 영향을 끼쳤다"라며 "현재 인력을 채용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 어렵지만, 과거 대우조선해양 채용때보다 지원자수가 3배 이상 많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