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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8월 11일 17: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동화약품(000020)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자회사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자회사 실적이 전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지분법이익이 발생하면서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여기에 메디쎄이 등 주력 자회사의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사업 다각화로 외형 성장이 견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화약품 신사옥 전경.(사진=동화약품)
매출액과 영업이익 16.5%, 34.7% 상승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올해 1분기 매출액 994억원과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853억원, 91억원)와 비교했을 때 각각 16.5%, 34.7%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 등으로 매출 성장이 본격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회사 실적이 연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화약품의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92억원, 77억원이다. 연결 기준(944억원, 122억원)과 비교했을 때 자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2%, 58.4% 만큼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아울러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도 12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58억원) 대비 122.4% 늘어났다. 영업이익이 25%이상 늘어난 가운데, 지분법이익(17억원) 등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 증가에 한몫했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1분기 지분법손실 4억249만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관계사들이 흑자 전환하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견인했다.
이는 동화약품이 자체적인 외형성장과 함께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집중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실제 동화약품은 기존 제품들 외에 캐시카우를 찾기 위해 인수합병(M&A) 및 지분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의료기기 기업 '메디쎄이', AI진단 기업 '뷰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하이' 등에 투자했던 바 있다.
이에 힘입어 동화약품은 올해 상반기에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핏펫'에 50억원 지분투자, 베트남 약국체인 '중선파마' 지분 51% 인수 등을 진행했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메디쎄이 중심으로 사업다각화 눈길…핏펫은 '숙제'
이 가운데 자회사 신제품 상용화가 예정되면서 향후 동화약품 전체 실적 개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메디쎄이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동화약품은 2020년 의료기기 사업에 진출할 계획으로 196억원에 메디쎄이 지분 51%를 인수했다. 이에 메디쎄이가 알짜 자회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동화약품이 의료기기 사업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메디쎄이는 척추 임플란트 및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꾸준히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메디쎄이의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16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19억원), 2020년(24억원), 2021년(43억원), 2022년(3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메디쎄이가 경추용 전방 금속판 임플란트의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하면서 성장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기기 수출액 13조5000억원, 세계시장 점유율 3.8%를 예상하는 가운데 척추 임플란트 시장 1위 기업인 메디쎄이가 영역을 넓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메디쎄이는 부채비율 33.65%, 유동비율 296.94%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동화약품의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기 때문에 동화약품의 재무상태를 탄탄하게 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아울러 동화약품은 최근 의약품 유통업체 '중선파마'를 391억원에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모습이다. 중선파마는 베트남 의약품 유통체인업체다. 국내에서는 허용하지 않는 의약 체인 사업을 해외에서 영위할 계획인 것이다.
다만, 동화약품이 올 상반기 지분투자에 나선 '핏펫'이 그동안 실적 부진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이슈도 존재한다. 핏펫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20년 영업적자 67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29억원, 2022년 281억원의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동화약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동물의약품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는 중"이라며 "투자한지 얼마 되지 않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격적인 M&A 및 지분투자에도 동화약품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고 있어 향후 진출 사업을 늘릴지 관심이 쏠린다. 동화약품의 총차입금은 9억8150만원이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29억원으로 순차입금은 -519억원이다.
이에 동화약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사업다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노력 중"이라며 "현재 고민하고 있는 사업분야는 밝힐 수 없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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