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쿠팡이 CJ제일제당과의 '햇반' 전쟁에 이어 CJ올리브영을 공정위에 '납품업체 갑질' 혐의로 신고하면서 CJ그룹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자회사인 CLS와 영업점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안팎 모두에서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지난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납품업체 갑질' 혐의로 신고했습니다. 쿠팡은 "올리브영의 갑질로 인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취급하는 납품업체와의 거래가 번번이 무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납품업체들이 CJ올리브영의 압박에 못 이겨 쿠팡과 거래를 포기했다"며 "납품업자에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돼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이 화장품 판매를 본격적으로 개시한 시점은 2019년입니다. 쿠팡 측 주장에 따르면 이때부터 납품업자가 쿠팡에 납품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쿠팡에 납품할 경우 향후 거래에서 불이익을 줬다는 것입니다.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 제13조 위반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13조는 "대규모유통업자는 부당하게 납품업자등에게 배타적 거래를 하도록 하거나 납품업자등이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쿠팡의 주장에 대해 "올리브영은 쿠팡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공정위의 판단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쿠팡 관계자는 "공정위에 신고 접수를 마친 상태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8개월째 제일제당과 '햇반' 납품가 놓고 갈등
쿠팡은 CJ제일제당과도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햇반' 납품가를 두고 8개월째 다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CJ제일제당은 신세계, 컬리 등 다른 채널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중소식품업체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햇반'의 빈자리를 메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내부적으로 자사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위탁계약을 맺은 대리점 택배기사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지난달 CLS와 영업점 간 계약이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신고했습니다. 참여연대와 민변도 지난 13일 CLS를 판매목표 강제 등 대리점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습니다.
이에 쿠팡 측은 "CLS는 대리점에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의 배송을 위탁하고 있을 뿐이며, 대리점에 어떠한 판매 목표도 부과하지 않는다"며 "참여연대의 주장은 대리점이 배송을 제때 하지 않아 소비자에 대한 배송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독점적인 운영권을 무제한 보장해주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쿠팡은 올해 들어 영업이익과 매출 규모가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를 제치면서 흑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CJ그룹과 전면전에 택배노조와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성장세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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