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방사능 놓고 '양분'…과학 '방류수파' vs 못 믿겠다 '오염수파'
국제원자력기구 "일본 오염수 방류, 국제 안전기준 부합"
해양 전문가들 "방류해도 우리 바다에 영향 없어" 진단
환경단체 "IAEA, 대안 고려 않은 검증 편협해"
2023-07-05 17:00:00 2023-07-05 18:16:58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가 발표된 가운데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해양학적 입장이 나왔습니다. 10년 후 우리나라 해역에 약 0.001베크렐(Bq)/m3 내외로 삼중수소 농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치로 국내 해역의 실질적 영향이 없다는 논거입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기준을 초과한 많은 양의 방사성물질이 바다로 흘러갔다. 편협한 검증을 과학이라 말하는 IAEA의 민낯"이라며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해양학회가 5일 개최한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 확산에 대한 과학적 이해' 심포지엄에서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 해양에 영향을 적게 미친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사진은 심포지움 현장. (사진=한국해양학회)
 
5일 한국해양학회가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개최한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 확산에 대한 과학적 이해' 심포지엄에서는 해양 방사능 및 해양 확산 모델링에 대한 올바른 해양학적 정보 제공이 강조됐습니다. 
 
이날 연사로 나선 김경옥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한 오염수 방류에 의한 삼중수소 해양 확산 예측 시뮬레이션 결과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출된 삼중수소는 북태평양 전체로 확산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 해역에서 10년 후 약 0.001베크렐(Bq)/m3 내외로 삼중수소의 농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이 수치는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으로 국내 해역에의 실질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원호 군산대 교수는 "모델의 입력치와 방류 계획 등이 실제와 일치할 경우 우리 해역의 생물에 대한 영향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 될 것이며 그것이 과학적인 결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양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아표층을 통한 후쿠시마 오염수 확산' 발표를 통해 "앞으로의 방류가 진행된다면 국민 불안 해소와 정확한 시뮬레이션을 위해 후쿠시마 앞바다의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양, 농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와 관련한 강경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환경연합과 서울민중행동은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서울행동' 성명을 통해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에 면죄부를 준 국제원자력기구를 규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보고서는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는 커녕 일본의 해양 투기에 면죄부를 주는 보고서에 불과했다"며 "핵 진흥의 목적을 가진 국제원자력기구"라고 성토했습니다.
 
그러면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총장에게 요구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84%, 일본 어민들이 강력히 반대하는 오염수 해양 투기의 면죄부를 주는 검증 보고서를 폐기하고 국제기구로서 본분을 다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지난 4일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보고서를 두고 서울민중운동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반대 시위를 펼쳤습니다.(사진=뉴시스)
 
인천녹색연합도 성명문을 통해 "국제원자력기구는 오염수 해양투기를 전제로 한 검토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육상보관, 고체화 등 대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IAEA 검증은 편협하며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보고서를 보면 국제원자력기구는 도쿄전력이 시행한 평가에 근거해 오염수 해양투기가 국경을 넘어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섣불리 결론을 내렸다"며 "해양투기가 아닌 대안이 있음에도 전혀 검토가 되지 않았다.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무책임한 해양투기를 포기하라"고 주창했습니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고강도 원산지 점검을 100일간 실시할 계획"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일본산 등 수입수산물 취급업체를 최소 3번 이상 방문하는 투 트랙 체계를 가동해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모든 오염수는 방류 전에 반드시 K4탱크에서 균질화 및 측정 단계를 거치게 되고 배출기준을 초과한 오염수는 다시 알프스로 돌아가서 재정화 작업을 거친다"며 "우리 정부의 자체적인 검토보고서는 최대한 빨리 발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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