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019년 4월2일 당시 양문석 민주당 후보가 경남 통영시 죽림동 무전사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양문석 전 민주당 통영·고성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경기 안산 상록갑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그는 이 곳의 현역인 전해철 의원을 겨냥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인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이라고 지칭하며 "수박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지지에 기대 출마를 선언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양문석 "민주당 내 수박 척결 안하면 총선 승리 어렵다"
양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박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경기도 안산 상록갑 국회의원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수많은 당원들이 대의원제 폐지를 외칠 때, 자기와 자기 패거리들의 당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간절한 호소와 절절한 외침을 짓밟아버리며, 당원과 싸우는 민주당 소속 3선 국회의원 전해철"이라며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민주당에 치명적인 반개혁세력의 뿌리요 줄기요, 그 자체가 수박일 뿐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 전 위원장은 전 의원을 겨냥해 "그 수박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 그 수박의 줄기를 쳐내겠다"며 "그 수박 자체를 깨뜨려버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수도권으로 출마 지역 변경…'동료 정치인 낙마' 출마 명분 삼아
앞서 양 전 위원장은 조응천·홍영표·이원욱·박용진·이상민·김종민 의원 등을 당내 '수박'으로 지칭하며 이들의 지역구 가운데 한 곳으로 총선에 출마할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 20일 MBC경남 라디오 '윤동현의 좋은아침'에 출연해 "민주당 내 수박들을 척결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 대선에서 윤석열정권을 대체할 수 있는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어렵다고 본다"며 "철저하게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경남에서 오랫동안 지역 기반을 다져온 양 전 위원장이 당내 동료 정치인을 '수박'이라고 지칭하면서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해 출마를 선언한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던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의 낙마 사태로 당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내부 갈등을 부채질하는 모습은 당을 더욱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는 양상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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