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마련한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 그런데 플랫폼별로 비교할 수 있는 금융사가 제각각이라 한눈에 최저 금리를 비교하기 어려운데다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을 추천받았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상품은 신규 취급 후 6개월이 지나야만 갈아탈 수 있어 여러 개의 대출을 하나로 합치는 게 어렵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네이버페이와 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KB국민카드, 웰컴저축은행 등 플랫폼사 앱에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고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이동하고 2금융권을 이용하는 고신용자가 1금융권 중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등 이자 경감 혜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에겐 편리성이 떨어져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내가 받을 수 있는 최저 금리의 상품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여러 개의 대환대출비교 플랫폼 앱을 모두 설치해야 53개 금융사의 대출 조건을 비교할 수 있는데요. 시중 5대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은행)이 모두 입점되어 있는 곳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합니다. 다만 카카오페이에도 1금융권 8개사, 2금융권 8개사만 입점해 있어 53개 금융회사의 모든 상품을 조회해 갈아탈 수 없습니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 1금융권 3개사를 포함해 총 13개 금융사가, 토스에선 농협은행, 하나은행 등 1금융권 6개사와 2금융권 11개사 등 17개 금융사가 입점했습니다. 네이버페이와 토스에서는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없습니다.
플랫폼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가입하고, 기존 대출을 확인한 이후 갈아타고자 하는 금융회사의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대출 상품마다 우대금리 조건과 중도상환수수료 등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회사별로 앱을 설치한 이후 본인에게 적용되는 우대조건이 무엇인지 일일이 확인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이용자는 "10% 미만 금리도 확인하면 고금리 대환상품을 추천한다"며 "고금리로 추천할 거면 도대체 왜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대환대출비교 플랫폼에선 비교적 금리가 높은 카드론이 조회되지 않아 개별 금융회사 앱을 통해 갈아타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기존 대출이 확인되지 않는 카드사도 있어섭니다. 플랫폼사들이 금융회사에 대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으면서 적극적으로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아선데요. 금융당국이 기대하고 있는 대출금리 하락 효과를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대환대출 플랫폼 개시 첫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현황 중간점검 결과 금융회사간 대출이동 건수는 총 843건, 이동 자산액은 21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은행간 대출 이동이 전체의 90%에 달했습니다.
카카오페이 대출 갈아타기 (사진=카카오페이)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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