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작년 1조원에 육박하는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적자 누적에 따른 자본잠식에 빠졌습니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매출은 9946억원으로 1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8679억원) 대비 14.6% 상승한 것이며, 한국맥도날드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래 최대 매출입니다. 아울러 가맹점을 포함한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1770억원으로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278억원을 기록했는데요. 맥도날드는 실적 공개 이래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 작년 당기 순손실은 363억원으로 전년(349억원)보다 소폭 확대됐습니다.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한국맥도날드는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입니다. 자본잠식이란 순자산이 자본금이 미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작년 말일 기준 한국맥도날드의 자본금은 699억원인데요. 작년 기준 회사 자본 총계는 427억원으로 전년(783억원) 대비 45.4%나 급감한 상태입니다.
이 같은 손실 증가와 관련해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지난해 원재료 가격 인상이 지속됐고 배달 수수료 등 외주 용역의 비용도 올랐다"며 "아울러 금리 인상 등 비즈니스에 대한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는 한국맥도날드가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규모 확대가 수익성 악화의 원인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본사와의 지침에 따라 매년 순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작년 맥도날드가 지급한 로열티는 전년(543억원) 대비 14.1% 증가한 620억원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한국맥도날드는 수익성 악화에도 인원을 축소하거나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 아닌, 투자를 확대하는 정공법으로 난국을 타개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하는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대규모 정규직 채용 △플라스틱(PET)을 재활용한 직원 유니폼 제작 △직영 레스토랑에 전기 바이크 100% 도입 등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를 넓힌다는 계획입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전반적인 비용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고객 중심 활동 및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 고객 편의 서비스 및 친환경 요소를 담은 신규 레스토랑을 3개 오픈했고, 오는 2030년까지 총 500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의 간판.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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