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와 고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과의 관계성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사건 첫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그는 이 대표와 김 전 처장과의 관계성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인물입니다.
검찰은 지난 기일 이 대표가 김 전 처장 등과 동행한 호주 출장 사진과 영상을 증거로 제시하며 두 사람이 알고 지냈다고 주장했는데, 유 전 본부장은 이 일정 대부분에 동행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입니다.
유 전 본부장이 이날 법정에 들어서자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이 대표는 고개를 들어 유 전 본부장을 쳐다봤습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증인석에 앉았습니다.
유동규 "김문기, '이재명과 따로 통화했다' 말해"
검찰이 2010년 3월 경기 성남시 분당 지역의 신도시 리모델링 설명회를 다룬 언론 기사를 제시하며 "당시 성남시장 후보였던 피고인(이 대표)도 설명회에 참석했고, 김문기씨도 참석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두 사람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김문기씨한테 '이재명씨와 따로 통화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제가 행사 주최자라 너무 바빠서 이분들이 설명회에서 따로 이야기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부연했습니다.
검찰이 "김씨가 피고인과 따로 통화한다고 말한 것은 어떤 경위로 들었나"라고 질문하자 유 전 본부장은 "행사에 누가 오냐고 묻길래 이재명씨가 온다고 했더니 (김 처장이) '나하고도 통화했다'고 말했다"며 "세미나 때 봐서 서로 좀 아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이재명 측 "패키지 여행 갔다고 친한 건 아냐"
아울러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고 김 처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뒤로 김 처장과 함께 여러 차례 성남시를 찾아가 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검찰이 "이재명 피고인이 공사 직원이 된 김문기를 기억하는 것처럼 행동하던가"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알아봤다고 생각한다. 세미나도 같이 했고 못 알아볼 사이가 아니었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공판 출석 길에 "특별히 할 말은 없고 거짓말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며 이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대표 측은 이날 공판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 처장과 호주, 뉴질랜드에 함께 출장을 다녀와 친분이 있다는 검찰의 주장에 "패키지여행 다녀와 보신적 있느냐"며 "'패키지여행을 갔으니 엄청 친했겠네'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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