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전 개항 고삐죄는 '가덕도신공항'…부실화·사업성 우려는 남아
개항 시기, 당초 35년 6월→29년 12월로 앞당겨
매립식 공법 적용…"공사기간 단축 쉽지 않아" 지적도
낮은 비용편익비율…무리한 '예타' 면제 카드로 돌파
2023-03-15 04:00:00 2023-03-15 04: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주혜린·김유진 기자] 정부가 매립식 공법의 가덕도신공항을 부산 엑스포 전에 개항시킨다는 전략이나 자칫 무리한 공사 등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남습니다. 엑스포 효과를 보기 위한 사업성과를 기준으로 둘 경우 당초 계획됐던 개항시점보다 크게 앞당겨지기 때문입니다. 또 엑스포 이후 가덕도신공항의 사업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논쟁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1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기본계획 용역 중간 보고회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9년 12월 가덕도신공항을 개항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앞서 예정한 개항시점인 2035년 6월보다 5년6개월 앞당기는 계획입니다.
 
우선 국토부는 개항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매립식, 부체식, 잔교식 등 3개 공법 중 매립식 공법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공항 배치도 해상 매립이 아닌 육지와 바다에 걸쳐 건설하기로 변경했습니다.
 
적용 공법과 공항 배치 모두 공기 단축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무리한 공사 계획으로 자칫 부실시공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공항건설은 과학적인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안전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시기를 앞당긴다고 해서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며 "다만 매립식으로 할 경우 공기를 줄이는 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깊은 바다를 보면 계속 매워서 시간과 돈을 들여보내는 것보다는 처음 제시했던 플로팅(부체식)공법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아울러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이른바 부등침하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참여한 정문경 한국지반공학회 회장은 "활주로의 20년 후 예측 부등침하량은 국제기준 허용 부등침하량보다 작아 항공기 운항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부 교수는 "단순히 공사 기간이 단축됐다고 해서 부등침하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오히려 공사 기간이 단축될 경우 비용 절감 등 장점도 있다. 공사 지역이 갯벌이 아닌 바위 기반이라 안전 수칙만 지킨다면 큰 위험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낮은 사업성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입니다. 수십조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정부의 국책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4월 발표된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가덕도 신공항의 비용편익분석(B/C) 비율은 0.51~0.58에 그쳤습니다. B/C가 1보다 낮으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라는 카드를 활용해 사업을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엑스포 이후 사업관리, 부가가치에 대한 고려 등에 대한 세밀한 계획이 있다면 사업성이 유지될 가능성은 있다." "일반론적 얘기로 부등침하 위험성 등에 대해 선뜻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습니다.
 
반면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가덕도신공항을 안 지을 경우 김해공항을 확장 보수해서 쓰는 것밖에 없는데, 김해공항은 군 공항이기 때문에 큰돈을 들여도 효율적으로 늘어날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엑스포는 일회성 행사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공항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는 당연히 없겠지만 가덕도는 엑스포랑 관련 없이 수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부등침하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활주로의 20년 후 예측 부등침하량이 국제기준 허용 부등침하량보다 작아 항공기 운항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표는 공항배치 변경안(표=국토교통부)
 
세종=조용훈·주혜린·김유진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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