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반 년째' 마이너스 행보를 이어갈 위기에 놓였지만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의 긍정적 효과는 시계제로에 놓인 형국입니다.
오히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의 대중국 수출액이 35% 이상 급감하면서 '보릿고개' 수출 여건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리오프닝이 한국 수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내수 촉진을 위해 자국 중심의 산업 활동을 꾀하는 데다, 자급자족할 수 있는 품목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3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달 초순 대중국 수출액은 31억7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3% 급감했습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넘게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중국 수출 현황을 보면, 감소폭은 지난해 6월 전년 대비 0.8% 마이너스에서 10월 15.7%로 상승한 뒤 지난달에는 24.2%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전과 달리 최근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국산 제품을 밀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국가였는데,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최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의 대한국 수출액은 240억2600만달러, 수입액은 243억13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수입액이 아직 많긴 하지만 수출액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1~2월 중국의 대한국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9% 줄었습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3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달 초순 대중국 수출액은 31억7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3% 급감했습니다. 사진은 부산항.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중국 리오프닝 효과 또한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중국도 이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품목이 많아졌다"며 "특히 반도체 수출은 우리나라가 거리두기까진 아니더라도 중국 의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최근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예상보다 낮은 5% 안팎으로 제시하면서 리오프닝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점도 한국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이유로 꼽았습니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5%라는 목표는 아주 낮은 수준"이라며 "(중국 리오프닝이) 부동산 문제,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정부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 가시화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 영향을 받는 철강과 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IT제품 수출도 계속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이날 "최근 어려운 대외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수출 조기 반등을 위해서는 규모가 작더라도 유망 품목들을 최대한 발굴해 상품화 하는 등 우리 수출의 외연을 확대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정부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관련된 영향을 점검한 결과, 현재까지 우리 수출에 대한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는 대비해 사태를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입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3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달 초순 대중국 수출액은 31억7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3% 급감했습니다. 사진은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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