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수만
에스엠(041510) 총괄 프로듀서와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035720)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컴투스(078340)가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컴투스는 에스엠 주식 99만주 가량을 취득. 4.2%의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이 프로듀서가 컴투스를 우군으로 확보하면 지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이수만 에스엠 최대주주는 서울동부지법에 에스엠을 상대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에스엠 경영진이 카카오에 신주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하고 카카오가 2대 주주로 올라서자 법적 대응에 나선 겁니다.
시장에선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8.96%)과 소액주주들의 결정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컴투스가 보유한 4.2%의 지분이 어디를 향할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지난 3분기말 기준으로 이 프로듀서는 에스엠 지분 18.4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유증과 CB 인수로 지분 9.05%를 보유하게 되고 KB자산운용(3.83%), 얼라인파트너스와 특수관계자(0.91%), 이 프로듀서를 제외한 경영진(0.66%)이 합세하면, 국민연금 및 소액주주의 결정에 따라 이 프로듀서의 이사회 내 영향력이 배제될 수 있습니다.
에스엠 이사회가 카카오와 얼라인파트너스의 구상대로 재편될 경우 이수만은 경영권 없는 대주주로 남게 되죠. 이렇게 되면 이수만은 외통수 위치에 처해 카카오에 지분을 매각하고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경영권도 없으니 이수만의 지분에 프리미엄도 붙지 못하겠죠.
컴투스, 이수만 백기사 자처하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컴투스가 이수만의 ‘백기사’를 자처할 경우 이수만측 우호 지분율은 22.66%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신주발행 가처분이 기각되더라도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이 프로듀서의 영향력 유지 가능성이 커지는 셈법입니다.
(위)이수만 에스엠 최대주주. 송병준 컴투스 창업주. (사진=각사제공)
업계에선 컴투스가 이 프로듀서의 백기사를 자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컴투스는 지난 2021년
위지윅스튜디오(299900)를 인수하고, 지난해 마마무 소속사
알비더블유(361570)의 2대주주에 오르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요. 연예계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프로듀서를 우군으로 두는 것이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이 프로듀서가 경영권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상승과 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컴투스 입장에선 에스엠 주식이 사실상 ‘꽃놀이패’가 된 셈이죠.
컴투스 백기사 등판론은 지난해 이 프로듀서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공세에 놓이면서부터 제기된 바 있습니다. 올해 이성수 대표이사와 탁영준 최고운영책임자(COO), 박준영 CCO 등 사내이사 3인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인데요.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이 프로듀서가 컴투스를 주요 주주로 확보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컴투스 측은 경영권과 관련한 의결권 행사에 대해 명확히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컴투스 관계자는 “당시 지분 취득은 에스엠의 주가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뤄졌던 부분”이라며 “컴투스 역시 엔터 쪽 사업 확장을 하고 있던 부분이라 향후 시너지 창출 논의 가능성 등을 기대했다”고 밝혔습니다.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선 “아직 명확히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컴투스가 에스엠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에 있어 어느 쪽을 선택해야 더 유리한 가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에스엠의 신주발행으로 이수만은 지분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더라도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할 수 있어 이수만 역시 우군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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