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올해 공공기관 채용문이 더 비좁아집니다. 특히 예년에 비해 13% 이상 줄어들 예정입니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채용 목표가 예년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채용 규모는 4년 연속 감소 추세입니다. 정작 일선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기획재정부는 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년 공공기관 채용박람회'를 통해 올해 2만2000명 수준의 공공기관 신규 채용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청년인턴은 지난해보다 2000명 늘린 수준으로 2만1000명입니다. 또 고졸 채용 비율을 지난해 7.5%보다 소폭 늘린 8% 수준입니다. 장애인 고용률은 4%로 올릴 예정입니다.
기재부는 올해 공공기관 채용 목표가 예년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채용 규모는 지난 2019년부터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등 전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2020년 3만736명, 2021년 2만7053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 2018년 3만3894명, 2019년 4만1322명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입니다.
지난해에는 연간 2만6000명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연말까지 2만5542명을 채용하는 등 목표치를 밑돌았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대로 신규 채용을 추진하면 4년 연속으로 규모가 줄어드는 등 2017년(2만2659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채용 감축 흐름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조직과 인력의 효율화 방침 때문입니다.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공공기관 정원의 1만2442명을 감축하기로 의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1만1081명을 줄이고 2024년 738명, 2025년 623명을 감축합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신규 채용을 줄이더라도 현장 지원이나 안전 관리의 경우는 최대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지금도 일손이 모자라는데, 여기에서 인원을 더 줄이면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만 더 힘들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신규 채용 인원이 줄면 아무래도 기관 자체적으로 기존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강병구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의 효율화는 여러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인원 감축의 방식이 적절한지는 면밀히 따져본 후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기관별로 추가 인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여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 공공 서비스에 대한 수요 대비 필요 인력을 검토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복지 분야의 경우에는 상당히 일손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어 그런 부분을 더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혁신 추진 과정에서도 단계적 정원 조정과 퇴직 등 자연 감소를 활용해 채용 여력을 극대화하는 등 올해 2만2000명 수준의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했다"면서 "과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공 부문 대규모 인력 확충 등으로 인해 채용 규모가 이례적으로 확대됐던 지난 5년을 제외할 경우 예년 수준 이상의 채용 규모"라고 말했습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2023년 공공기관 신규 채용 목표를 2만2000명+α 수준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가 학생·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편 기재부는 오는 2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개최합니다.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행사로 전환된 이후 3년 만인 올해 오프라인 행사로 재개됐습니다.
이번 행사 기간 138개 공공기관이 채용 계획, 절차, 직무 특징 등 채용정보와 전략을 기관별 부스에서 구직자에게 상담할 예정입니다. 공공기관 채용에 필요한 어학성적의 인정 기간은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납니다.
세종=정해훈·조용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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