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백사마을, 구룡마을 등 이른바 '달동네', '판자촌'으로 불리는 곳에는 아직도 연탄이 필요합니다.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동네들은 수십년 동안 무허가 건물이 자리 잡았던 모습 그대로 입니다. 아니, 제대로 된 수리를 하지 못해 더 낡은 모습이거나 이주 후 방치된 폐허의 모습까지 공존하고 있습니다.
올 겨울은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는 날이 연일 지속되고 난방비가 두 배나 치솟았다는 소식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면서 서민들의 마음까지 얼어붙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회복지기관은 난방 취약계층이 사는 곳을 중심으로 연탄 수급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의 서울연탄은행인데요, 이곳은 '연탄이 밥이 되다'라는 슬로건을 갖고 꾸준히 연탄 나눔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탄 300만장 나눔 운동을 하고 있는데요. 3만명에 달하는 후원자들이 이들의 활동에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직접 연탄을 나르는 자원봉사자들도 꾸준하고요. 1998년 설립 이후 나눔한 연탄은 누적 7646만장에 달하고 그동안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도 50만명이 넘습니다. '밥상공동체'라는 이름에 맞게 135만명에게 무료 급식도 지원했습니다.
"꾸준한 후원·봉사 필요"
그러나 걱정은 있습니다. 추위에 취약한 서민들에게는 연탄이 밥처럼 생계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후원이 꾸준해야 합니다. 경제 불황까지 겹치며 기존에 난방을 때던 가구들도 연탄을 다시 때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연탄은행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에도, 해외에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월급 빼고 다 올랐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모든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 중입니다. 연탄도 예외는 없습니다. 경유값이 치솟으며 운임비가 늘어난 것도 연탄값 상승의 이유인데요, 지난해만 해도 1장당 850원 정도이던 연탄값은 최근 1000원이 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 달에 200장을 사용할 경우 3만원 정도의 추가 부담이 생기는 건데, 주거취약계층에게 이 돈은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때문에서 서울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 약 30만 가구에 가구당 10만원씩 긴급 지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꾸준한 봉사자들의 손길입니다. 27일 오전에는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의욕적으로 백사마을에서 연탄을 나르고 있었고요, 전날인 26일에는 YG엔터테인먼트와 가수 션이 성북구 정릉에서 연탄 봉사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날 백사마을에서 연탄나눔 현장에 있던 서울연탄은행 관계자는 "봉사자들의 꾸준한 봉사 신청으로 추운 겨울에 연탄을 무사히 나눔할 수 있다"며 "주민들도 추위, 난방비 걱정 없는 겨울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27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입구에 서울연탄은행의 자원봉사자들이 연탄나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정동진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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