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9월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0일 대구·경북(TK)을 찾았습니다. 당심에서 절대 열세인 유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당권에 한 발 더 멀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됐습니다.
유 전 의원은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1박2일로 대구를 찾았습니다. 유 전 의원은 대구에 도착한 이날 대구KBS 인터뷰를 소화한 뒤 11일 오전부터 대구아트파크에서 대구 지역의 중견 언론인들과 토론회(아시아포럼21)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 일정을 마친 뒤 유 전 의원은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가집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대구 지역의 당원들과의 만날 일정을 따로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 측은 <뉴스토마토>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당원들에게 메시지를 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당권을 염두에 둔 후보들은 선출 방식을 기준으로 당심과 민심을 적절히 섞어 만나게 됩니다. 후보들은 당심 공략을 위해 지역을 돌며 비공개 일정으로 당원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민심에 호소하기 위해 언론 등을 이용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유 전 대표가 대구 일정을 언론 인터뷰를 중심으로 구성하자, 정치권 안팎에선 당권 도전에서 멀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차기 당대표를 당심 100%를 통해 선출합니다.
유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의 키는 나 전 의원이 쥐고 있습니다. 현재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종용으로 전당대회 불출마를 사실상 압박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의 출마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나 전 의원이 최종적으로 당대표 출마를 결심할 경우 유 전 의원은 당권에서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당내 중론입니다. 유 전 의원의 당심 지지율이 낮은 데다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각을 세우는 비윤 구심점 스탠스를 나 전 의원이 가져간 상태라,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태입니다.
정치권의 관심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 전 의원의 행보에 쏠리고 있습니다. 만약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윤핵관에 의해 당권 도전을 포기하는 모양새가 될 경우 유 전 의원의 공간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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