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컬리마저"…유니콘 상장철회에 벤처·VC "영향 크다"
다른 벤처기업 상장에도 적신호…하반기까지 어두운 전망
VC업계 "지금은 '수익성'만이 답"
2023-01-05 16:30:16 2023-01-06 13:59:2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난 2021년 기업가치 2조5000억원을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던 컬리가 결국 IPO(기업공개)를 철회하면서 벤처업계와 벤처캐피탈(VC)업계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유니콘 컬리마저 상장을 미루면서 당분간 플랫폼 기업의 IPO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지난 4일 결국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컬리는 2021년 말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에서 4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며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8월22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 작업을 올해 2월22일까지 마쳐야 했으나 결국 철회 수순을 밟게 됐다.
 
컬리의 이 같은 결정 전 이미 벤처업계에선 투자 심리 위축과 기업가치 하락으로 컬리의 상장 포기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일부 VC는 자금 마련과 투자금 회수 등의 부담으로 상장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던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컬리가 고배를 마시면서 벤처업계에선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이 꺾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새벽배송 플랫폼인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는 지난해 12월29일 코스닥 예비심사 승인을 받으면서 상장을 향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모습이다. 오아시스는 컬리보다 규모가 작지만 비용 절감 구조를 통해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컬리와 오아시스의 상반된 행보에 VC업계는 '수익성'이 상장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VC 대표는 "컬리의 상장 철회는 지난해부터 예견됐다. 이번 상장 철회로 플랫폼 기업들의 충격은 클 것"이라며 "반대로 오아시스는 상장을 추진하면서 컬리와 오아시스의 '명암'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수익이 나는, 캐시플로우가 되는 플랫폼 기업만 상장을 도전해볼 수 있게 됐다"며 "수익성이 없는 기업들은 상장은커녕 펀딩도 당분간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지금의 시장이 2000년대 초반 발생한 닷컴버블과 유사하다고 보고,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VC 대표는 "컬리가 오랫동안 고민한 것으로 아는데 전체적인 시장 모멘텀이 돌아온 뒤 컬리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상장하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대신 플랫폼 기업들의 실망은 클 것"이라고 했다.
 
벤처업계는 이번 영향으로 한동안 벤처기업의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직·간접적 영향을 전반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며 "대장주로 기대되던 기업마저 상장을 포기하면서 상장을 하려던 기업들도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벤처 관련 기관 대표는 올해 하반기까지도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대표는 "이번 판단은 옳았으나 '여기까지 물이 찼구나'하는 느낌이 든다"며 "하반기까지는 벤처기업들의 상장이 힘들다고 본다. 대신 시장은 사이클과 유동성이 있기 때문에 턴어라운드되면 빠르게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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