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대장동 사건의 ‘키맨’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의 건강 상태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알려지며 잠시 멈췄던 대장동 재판과 검찰 조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그간 검찰은 김씨 측근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이들이 범죄수익을 은닉한 정황과 그 흐름을 추적해왔다. 김씨와 그의 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사내이사 최우향씨(쌍방울그룹 전 부회장)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범죄수익 275억원을 숨긴 혐의를 받는다.
당초 검찰은 이들의 범죄수익을 260억원 가량으로 봤으나, 추가 수사 과정에서 15억원을 더 발견해 총 275억원으로 특정했다.
검찰은 이 중 148억원 상당의 수표 실물을 찾아내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수사팀 개편 등 시기마다 범죄수익을 은닉하기 위해 차명으로 대여금고를 빌리거나 오피스텔을 임차했다. 자금동결을 예상하고 범죄수익 은닉을 시도한 정황이다. 또 이들은 인출된 수표를 모아 보관하거나 타인에게 맡겨두는 방식으로 자금을 은닉했다. 수익 중 일부는 부동산이나 건물 투자에 썼다가 계약을 해지한 뒤 금액을 숨긴 정황도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실물 수표(148억원) 압수를 통해 현장 증거뿐 아니라 대장동 불법 수익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이들이 은닉한 자금이 ‘김만배의 마지막 생명줄’이었다는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김씨가 거액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추가 극단선택 시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건강이 다소 호전된 것으로 확인돼 건강 상태와 수사 상황에 맞춰 출석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선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필요한 수사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함구했다.
일단 검찰은 조사를 재개해 김씨가 ‘마지막 생명줄’로 여긴 은닉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추후 김씨를 불러 대장동 수익금 사용처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김씨가 검찰 수사로 극심한 압박감을 느끼며 기존의 입장을 번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대표 측의 숨은 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이 같은 내용을 모두 김만배씨에게 들었다고 전언했으나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지분 중 차명은 없으며 모두 자신 소유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 대표 소환을 남겨 놓은 검찰이 대장동 사업 배당수익 연결고리를 찾아내려면 결국 김씨의 진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최근에는 ‘천화동인1호’ 지분 일부가 남 변호사 명의신탁 취지로 작성된 문건을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문건이 남 변호사가 아닌 사실상 이 대표 측에 대한 수익 약정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수익이 실제로 이 대표에게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검찰이 ‘천화동인 1호’ 지분 관련 김씨의 진술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달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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