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면서 2023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에서 문·이과 교차 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역시 이과생들이 인문·사회 계열 학과에 교차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의 심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진학사는 지난 25일 기준 자사 모의지원 서비스를 통해 이과생들의 수도권 주요 33개 대학 인문·사회 계열 학과 교차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차 지원 비율이 29.28%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26.04%에 비해 3.24%p 증가한 수치다.
33개 대학을 7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는데 특히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의 교차 지원 비율이 다른 대학에 비해 크게 올랐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가 속한 그룹의 교차 지원 비율은 작년 45.21%에서 올해 51.67%로 6.46%p 증가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전년보다 교차 지원 비율이 13.92%p나 오른 모습이었다. 아울러 국민대(13.15%p), 명지대(11.12%p), 상명대(10.14%p), 가톨릭대(8.91%p), 인하대(8.5%p), 가천대(8.22%p) 등도 교차 지원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가 속한 그룹은 같은 기간 교차 지원 비율이 54.06%에서 49.02%로 5.04%p 감소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해보다 무려 15.53%p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교차 지원 비율의 증가는 수능 국어의 표준점수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국어의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등급 커트라인 표준점수는 131점, 최고점은 149점이었지만 2023학년도 1등급 커트라인은 126점, 최고점은 134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수학은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 137점, 최고점 147점에서 올해 133점·145점으로 큰 차이가 없다.
작년 문과 학생들의 경우 수학 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국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올해는 국어 성적이 좋더라도 수학 성적이 따르지 못하면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문·이과 교차 지원 비율이 증가한 이유다.
이에 따라 문과 학생들은 모의지원 등을 통해 적정 또는 안정권 대학을 살펴봐야 한다는 게 진학사의 조언이다. 또 대학에서는 수능 성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체 기준에 따라 변환해 쓰기도 하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환점수'를 적용하는 곳을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변환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은 서울과학기술대·서울시립대·숙명여대·숭실대·아주대·이화여대·인하대·한국외국어대·한양대(ERICA) 등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는 국어 표준점수가 하락함에 따라 수도권 대학 교차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과생은 본인의 적성 등을 생각할 필요가 있고, 문과생은 객관적인 본인의 위치를 파악한 뒤 변환점수가 유리하게 적용되는 대학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학사는 지난 25일 기준 자사 모의지원 서비스를 통해 이과생들의 수도권 주요 33개 대학 인문·사회 계열 학과 교차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차 지원 비율이 29.28%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표 = 진학사 제공)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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