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이재명 소환 통보로 격앙된 민주당 '전쟁' 불사
이재명 생일이자 민생투어 첫날 곧바로 사법리스크 악재 마주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나" "이재명 죽이려 소환 통보" 반발
2022-12-22 16:17:30 2022-12-22 16:17:30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자 민주당이 윤석열정부와 전면전을 예고했다. '올 것이 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이 그간 강조해왔던 "야당탄압", "정치보복" 프레임이 더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최근 이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2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22일 이 대표는 '국민속으로, 경청투어'를 위해 경북 안동과 울진, 강원 강릉을 잇달아 방문해 민생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었다. 23일까지 예정된 이번 민생 투어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 대표는 검찰 소환 통보라는 악재와 마주했다.
 
이 대표는 이번 1박2일 민생 투어 첫 방문지였던 안동 중앙신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지금 야당 파괴하고 정적 제거하는 데 힘쓸 때인가. 대장동 가지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어대더니 이제는 무혐의 결정 났던 성남FC. 광고한 것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한다"며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습니까?' 이렇게 묻고 싶다. 십수 년 동안 탈탈 털려왔는데 없는 먼지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고 윤석열정부와 검찰을 맹비난했다.
 
2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는 "국민 여러분, 안동시민 여러분.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 바로 역사의 법칙 아닌가. 잠시 감출 수는 있어도 진실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는 것"이라며 "잠시 숨길 수는 있어도 결코 이 민주주의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압수수색하고 세무조사하고 겁주고 고통을 줘도, 할 말 하고 할 일 하고 앞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존중되는 제대로 된 나라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여러분, 함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여론에 호소했다. 
 
지도부도 강하게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예산안도 결국은 윤석열 대통령 고집에 의해 막혔는데,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당대표, 경쟁자에게 소환 통보한 것은 민생과 국정 정상운영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심히 유감으로, 향후 대표도 어떻게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윤석열 검찰이 이 대표를 죽이겠다고 소환을 통보했다. 얼마나 무도한 정권이냐. 조작은 진실을 꺾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김의겸 대변인 명의의 브리핑을 통해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사상 유례없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은 내년도 예산안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시기인데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것은 정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다. 오로지 수사로 온 세상을 밀어붙이겠다는 폭력"이라며 "이 대표는 정치보복 수사를 자행하는 검찰공화국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윤석열 정부의 폭압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 억지로 없는 죄를 만들어 수사가 아닌 사냥을 하는 윤석열정부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가 이번 소환 통보에 응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소환 통보가 왔기에 이 대표 입장이 아직 정리가 안 됐다"며 "정해지면 추후 다시 알리겠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양금희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검찰 수사 과정상 필요시 피의자에게 소환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인데 이 대표는 갑자기 '야당 파괴', '정적 제거'를 운운하며 '대장동 가지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어대더니 이제는 무혐의 결정 났던 성남FC 광고한 것 가지고 저 소환하겠다고 한다'고 하니,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자신에 대한 수사는 '불공정한 이재명 죽이기'이고 남에 대한 수사는 정의와 상식의 구현이라는 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정의와 상식의 구현'에 협조해야 한다. 이 대표가 떳떳하다면 검찰에 출두해서 당당히 조사를 받으면 그만"이라고 주장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소환 자체는 예전부터 이미 예상되기는 했지만, 공교롭게도 예산안 처리 시점에 또 이 대표의 주민등록상 생일에 소식이 알려졌다. 검찰이 먼저 잽을 날렸다"며 "민주당 입장에서 '윤석열정부는 야당과의 협치는 없고, '검치'(검찰을 통한 통치)만 하고 있다'고 생각해 격앙될 수밖에 없다. 당분간 여야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예견된 일이었고 올 것이 온 것인데 이외에 앞으로도 이 대표 관련해 추가로 조사할 사안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의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정국은 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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