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연말이 다가올수록 고신용 대출은 줄이고 최저금리 4%대 특판상품까지 내놓으며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을 위해 분주하다. 출범 취지와 다르게 중저신용 대출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 포용금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과 함께 늘어나는 연체율로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323410)는 최저금리 4.45%, 최대한도 1억원인 중신용대출 특판상품을 출시하고 연말까지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인 25% 달성을 위해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각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실적을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24.7%, 케이뱅크는 23.2%, 토스뱅크는 39.0%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중저신용 대출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 대출 목표치는 25.0%로 각각 0.3%p, 1.8%p가 부족하고, 토스뱅크는 목표치에서 3.0%p 미달했다.
인터넷은행들은 내년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30%대까지 올려 잡았지만,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한 여신포트폴리오에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중이 늘고 있어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인 고정이하여신 평균 비율은 0.42%로 지난해 같은 기간 0.35%보다 더 악화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총 809억원으로 전년 동기(515억원)보다 294억원 증가했고, 케이뱅크는 747억원으로 전년 동기(304억원)보다 443억원 늘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지난 9월 말 기준 총 165억원의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54억원) 보다 111억원 증가한 수치다.
연체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총대출채권 기준 카카오뱅크 연체율은 0.36%로 전년 동기(0.21%) 대비 0.15%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 연체율은 0.67%로 전년 동기(0.38%) 대비 0.29%p 늘었다. 토스뱅크 연체율은 0.30%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연체율 증감율을 전 분기와 비교하면 0.15%p 늘었다.
한국은행은 인터넷은행이 내년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계획대로 높이면 2년 전 0.7%였던 연체율이 최대 2.2%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보다 3.55배나 빠른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연체 증가율이 경제에 중장기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요청대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야 하는 동시에 건전성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바탕으로 대출 부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기조를 유지하고, 신속한 대위변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연체채권 사후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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