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동시에 선출하는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교육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이러한 러닝메이트 제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를 통해 "지금처럼 광역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것보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면 지방시대, 지방의 균형 발전에 훨씬 도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지난 20일 "지방시대에 맞는 교육 정책을 추진하고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대통령 발언에 동의의 뜻을 표했다.
앞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 역시 지난 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2소위원회에 참석해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에 대해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 논쟁은 꾸준히 지속돼왔다. 교육감 직선제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보다 후보자 간 비방전으로 인한 '정책 실종', 유권자의 관심도가 낮은 '깜깜이 선거' 등의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임명제·간선제·러닝메이트제 등이 제안됐다.
러닝메이트 제도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각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의 정책 연계성 상승으로 효율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여기에 시·도의회도 같은 정당 소속 의원이 다수를 차지할 경우 예산 갈등 등의 분쟁 역시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러닝메이트 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러닝메이트 제도가 특정 정당의 정치 논리에 교육 정책이 종속돼 교육 자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정치와 교육을 분리하기 위해 교육감 후보를 정당이 추천하지 않도록 한 취지도 퇴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러닝메이트 제도는 교육이 정치에 휘둘리게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거대 양당 중심 체제가 더욱 가속화되는 부작용도 생길 것"이라며 "지자체장과 시·도교육감의 정치적 성향이 달라 서로 견제하는 게 교육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러닝메이트 제도보다는 교육 주체들이 좀 더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가 개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관계자도 "러닝메이트 제도는 임명제와 다를 바 없지 않나"라면서 "정치와 교육은 분리돼야 한다"고 짚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러닝메이트 제도를 논의하기 전에 '선거 공영제'부터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지금과 같은 방식의 교육감 직선제는 반대하지만 러닝메이트 제도의 경우 헌법 제31조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훼손할 수 있다"며 "깜깜이 선거 지적이 있는 만큼 TV 토론 등의 방법으로 교육감 후보자의 정책을 충분히 유권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이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 주는 '선거 공영제'에 대한 논의부터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를 통해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교육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국정과제 점검 회의 당시 윤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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