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주식시장에서 소액주주와 자산운용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주가치 훼손이 감지되면 적극적 경영 참여를 예고하거나 전환사채(CB)발행 철회나 경영진의 교체, 인적분할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최근
에스엠(041510)이나 흥국생명 등 행동주의 펀드들의 적극적 의견 개진을 받아들이면서 향후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젬백스링크(064800)의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경영참여를 위해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와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원앤파트너스는 메이슨캐피탈, 슈펙스비앤피, 우리로, 삼천당제약 등 소액주주연대가 결성된 상장사의 소액주주운동을 지원하는 로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젬백스링크 소액주주들이 경영참여를 선언한 이유는 경영진 교체와 경영정상화를 위함이다. 13차례에 이르는 CB를 발행하면서 주식가치를 희석시키고, 회사를 적자로 만들어 놓은 현 경영진을 대신할 전문경영진으로 이사회를 개편,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법무법인과 계약을 체결한 젬백스링크 경영정상화비대위는 물밑에서 모은 주주들로 조만간 5% 공시를 진행한 이후 뜻을 함께하는 주주들을 지속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20대 1 감자를 결정하면서 소액주주들과의 마찰을 겪고 있는
더코디(224060)(전 코디엠) 역시 지난 9일 사내이사들의 교체를 위한 임시총회소집허가를 신청했다. 앞서 더코디는 지난해 10대 1 무상감자를 시도한 바 있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끝내 무산된바 있다. 당시 코디엠 소액주주들은 주주연대를 구성하고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적극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의 적극적 주주 의견 개진을 통해 성과를 남기면서 이런 주주 행동주의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를 저지한 바 있다. 당시 트러스톤은 지분이 전혀 없는 태광산업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흥국생명 대주주이기 때문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으며, 결국 태광산업은 지난 15일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지난 10월에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에스엠(041510)과 프로듀싱 용역 거래를 맺어온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종료를 끌어내기도 했다.
성과를 보이면서 행동주의펀드들의 주주 행동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에 이사회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설치할 것 등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으며, 트러스톤은 20일
BYC(001460)에 주주제언 서한을 통해 BYC가 보유한 부동산을 공모 리츠화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동주의펀드가 적극적 주주제언에 나서면서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집단행동도 더욱 매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경영에 적극적 경영 참여로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일부 상장사들의 경영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주주들의 경영참여 의식이 예전보다 높아지면 국내 증시에도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의 적극적 경영 참여로 에스엠, 태광산업 등에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사진=에스엠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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