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지속적인 순매수 흐름을 보이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는 1조원대 매물을 내놓으며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촉발된 외국인의 매물 확대로 증시 방향성도 약세로 돌아선 상태다. 증권가에선 경기 침체 우려가 대두된 상황이라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외국인은 반도체 투톱을 내다 팔고,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선 매수 흐름을 보이고 있어 관련주에 대한 긍정적 관심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한달래 흐름. 그래프=KRX 포털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11월 두달간의 반등(12.93%)세를 뒤로하고 이달에만 5% 가까이 밀리고 있다. 2500선을 바라보던 코스피는 2400선이 깨지고 2370선까지 내려왔다.
증시 하락은 외국인이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이번달에만 1조2073억원 가량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도 6206억원 가량 매도 우위다. 개인투자자들만이 1조7273억원 가량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11월 두달 동안엔 외국인은 7조2000억원 가량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부터 매도세로 돌아선 외국인은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를 집중적으로 내다팔고 있다. SK하이닉스 3815억원, 삼성전자는 2443억원 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황 둔화 우려로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도 박해지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올해 4분기 영업적자 2조2000억원, 매출액 8조5000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서버 고객들의 반도체 재고 조정 강도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고,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성수기 효과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인은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선 매수 우위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에 대해 1374억원,
삼성SDI(006400)는 1062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2023년 질적 성장의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며 "2023년 추정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조2000억원, 3조3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56%, 98%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기조는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전기전자업종의 하락이 이어지고 있으며, 애플카 출시 지연 이슈로 LG전자 등 애플카 관련주도 약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위 'R(Recession)'의 공포라 일컬어지는 경기 침체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가장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특히, 2023년 미국 경기의 침체는 받아들이고 있지만 현재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급격한 경기 침체의 현실화"라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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