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경색 우려로 증권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케이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에 이어 하이투자증권과 교보증권도 사실상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이번 주 내에 희망 퇴직을 받기로 했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의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으로 희망 퇴직 추진에 관한 보고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희망 퇴직에 관해 세부적으로 나온 상황이 공식적으로 나온 건 없다"면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은 맞다"고 말했다.
교보증권도 지점 통폐합을 시작으로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지난 25일 교보증권은 강남권역의 증권사 지점 고객들에게 지점 통폐합 사실을 통보했다. 지점 통폐합 1개월 전에 고객들에게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교보증권이 보유한 전체 지점 수는 31개다. 그 중 강남권역에 5군데가 몰려 있는데 이 중 2군데를 없애고 3곳으로 통폐합 진행한다. 또 수원 지점을 폐쇄하고 분당 지점과 통폐합, 광주 지역 2군데 지점도 하나로 합친다.
통상 지점 통폐합은 인력 감축과 맥을 함께 한다. 지점이 축소되면서 잉여 인력들이 많아지게 되고 도태되는 영업 인력들은 자연스럽게 짐을 싸서 떠나는게 수순이다. 더군다나 올 초까지도 우후죽순 확대한 부동산 PF사업이 부메랑이 돼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증권사들은 지점 통폐합을 통해 자연스러운 인력 구조 조정을 유도하기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강남 GT타워에 3개층을 지점으로 사용하는데 유휴 공간이 있다보니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면서도 "구조조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의 이번 인력 감축이 앞서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 케이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PF사태에 따른 증권사 긴축 정책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이 높은 증권사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8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 비율이 높은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26%), 하이투자증권(26%), 교보증권(21%) 등의 순서대로 높았다.
이 중 다올투자증권은 영업직군을 제외한 경영직군 상무급 이상 임원에 대해 전원 사표를 받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날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F발 자금 경색 리스크로 인해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구조조정 움직임이 대형증권사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 중소형사는 물론 대형사들도 수익거리가 없기 때문에 조직 축소를 통한 비용절감은 불가피할 것"이며 "투자은행(IB)쪽 실력이 우수한 증권사라고 하더라도 내년 IB수익이 좋지 못할 것임을 고려하면 기존 인력을 그대로 가져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앞서 PF 관련 사업 부서인 IB본부 일부에 대해 재계약를 하지 않기로 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와 법인영업부의 사업을 철수키로 했다.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사진=최은화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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