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소비지출과 혼인 건수 등은 줄고 우울증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실업급여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수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는 코로나19 1년차 때 간헐적 양상을 보인 후 2021년 3월부터 현저히 증가했다. 코로나 심각도 인식은 유행에 따라 증감하되, 거리두기 해제 이후 전반적인 감세 경향을 보였다.
홍석철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감염병자문위) 위원 겸 사회경제지표 구축 작업반장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감염병 위기대응 사회경제 지표 구축·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감염병자문위는 △국민 삶의 변화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사례 △높은 정책 민감도 △짧은 측정주기 △높은 의료 접근성 등 3개 영역에서 10개 지표를 선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경제지표를 보면 코로나19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소비지출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다중이용시설과 여가 관련 업종은 더욱 민감하게 변했다.
'오락 스포츠 및 문화'와 '음식 및 음료서비스'의 영업일수는 방역정책 강화와 겨울철 유행에 따라 감소했다. 특히 2020년 3차 유행 시기 때는 '오락 스포츠 및 문화'의 영업일수가 평균 4일에서 3일로 하루 줄었다.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코로나19로 크게 늘었다. 2018~2019년과 비교해서 2020~2022년에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증가했으며 여성에서 실업급여 수급자 수의 증가가 크게 관측됐다.
홍석철 위원은 "교육 환경에서 대면수업보다는 비대면수업이 확산되는 경우에는 학생들의 수업이라든가 생활관리가 대부분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지표를 보면 코로나19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긴급 복지 지원 기준 완화로 2020년 3월부터 생계지원 지원건수가 빠르게 늘었다. 생계지원 지원건수는 2020년 1월 2만건이었다가 코로나19 2차 유행 때인 2020년 9월 8만건까지 늘었다.
우울증 환자의 내원 일수는 2020년에 간헐적으로 증가하다가 2021년 3월부터 급격하게 늘었다. 증가 폭은 여성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우울증으로 내원한 여성의 내원일수가 45만일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전인 2018년에는 35만일보다 적었다.
외래 방문 일수, 응급실 이용량 등으로 측정한 의료 접근성은 2020년 3월부터 급감하다가 2021년에는 다소 증가했다. 다만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했다.
2020년 3월 이후 2021년까지 혼인건수는 급감했다. 2020년 3월 기준으로 2만건에 육박하던 혼인건수는 2020년 4월에는 1만6천건 정도로 반토막이 났다.
저출생 현상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출생아 수는 2022년에 더욱 크게 줄었다. 올해 9월 출생아 수는 2만188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19만2223명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 줄어든 수치다.
홍석철 위원은 "이러한 사회경제 지표가 가장 먼저 활용돼야 할 곳은 취약계층 지원이나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라며 "앞으로는 이러한 지표들을 통해 (상황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고 그렇게 되면 더 지표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사회경제 지표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한편 감염병 위기가 다각도로 국민 삶에 미치는 경로와 영향에 대한 실증 연구가 활발히 추진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석철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 겸 사회경제지표 구축 작업반장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감염병 위기대응 사회경제 지표 구축·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코로나19 선별검사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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