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 상암에 이어 청계천에서도 자율주행 서비스가 시작된다. 오토바이, 자전거, 보행자가 혼재된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 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오는 25일부터 청계천 인근에서 '전기 자율주행 전용버스'를 운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는 현재 셔틀 형태로 운행되지만 서울시가 미래형 대중교통을 목표로 선보이는 서비스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의 특징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자율차로 만들어진 점이다. 상암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택시의 경우는 기존 차량에 감지센서나 카메라 등을 부착해 개조해 만들어진 형태였다면, 자율주행버스는 탄생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만들어졌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 포티투닷(42dot)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기 위해 개조된 차량은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크지 않다"며 "처음부터 자율주행차로 탄생한 자율주행버스는 개조 차량에 비해 내구성이 담보됐고 사용연한도 길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버스는 자율주행택시와 기술적인 시스템은 동일하다.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가 실시간으로 주변 상황을 인식한다. 자율주행버스에는 카메라가 12대, 레이더가 6대 탑재됐다.
차량은 대중교통으로 불리기에는 다소 작은 8인승(안전요원 1명 포함)으로, 현재까지는 안전상의 우려가 있어 일반 버스처럼 입석은 불가하다. 사전에 자율주행 전용 스마트폰 앱(TAP!)을 설치한 뒤 좌석을 선택해 정해진 정류장에서 타면 된다.
천정 전면에 파노라마 루프가 설치된 자율주행버스 내부. (사진=서울시)
내부에는 도심 조망과 안전성에 중점을 뒀다. 천정에는 대형 전면창(파노라마 루프)을 설치하고 전면 유리창은 탑승객의 허리 위치부터 높고 넓게 설치됐다. 안전벨트 자동인식, 승객 끼임 자동방지 등의 기능도 함께 설계됐다. 좌석마다 USB 포트와 영상 시청 등을 위한 미니 모니터, 대형화면(스크린)도 설치했다.
자율주행버스가 운행되는 청계천 일대는 국토교통부의 심의를 거쳐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됐다.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자동차 안전기준 특례와 임시운행허가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가능 해졌다.
다만 상암의 자율주행택시와 달리 약 1년간은 요금이 무료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가 청계천을 운행하며 쌓은 각종 데이터로 시스템 고도화가 이뤄진 후 요금을 책정할 계획이다.
청계천은 보행자 횡단과 오토바이 통행이 빈번하고, 조업주차로 인해 주정차 차량이 많아 자율주행이 매우 어려운 지역이다. 서울시는 현행 자율주행 기술이 청계천처럼 복잡한 도로환경을 가진 곳에서 주행 경험을 쌓으면 한층 고도화될 것으로 예사하고 있다. 다만 사고 예방을 위해 운행 초기 위험상황 시에는 수동운전모드로 즉시 전환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운행할 예정이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는 오는 25일 2대를 시작으로 내달 12일부터는 1대를 추가해 총 3대가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탑승 정류소는 청계광장남측(흥인지문방향), 세운상가 앞(청계광장방향) 2개소다. 운행구간은 우선 청계광장~세운상가~청계광장까지를 순환하는 총 3.4㎞이며, 충분한 안전검증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청계 5가까지 운행구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운행시간은 평일 기준으로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점심시간인 정오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는 안전 등을 고려해 운행을 잠시 멈춘다. 토요일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점심시간 없이 운행하며 평일이 공휴일인 경우 '청계천 차 없는 거리' 운영으로 운행하지 않는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교통이 매우 복잡한 청계천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자율주행버스 운행인 만큼 안전에 중점에 두면서 차근차근 기술을 고도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계광장에서 열린 자율주행버스 운행 선포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계천은 다른 곳(상암)과 달리 예측 불가능한 교통상황이 많다"며 "청계천에서 시범주행이 성공한다면 서울시내 어디에서도 자율주행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 자율차 정류장에 자율주행버스가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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