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들은 조용한 모습이다. 그간 스포츠 중계로 가입자 모으기에 경쟁적으로 뛰어 들어왔지만, 월드컵 중계권의 경우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져 선뜻 구매하지 못한 탓이다. 반면 통신사들은 월드컵을 홍보 기회로 활용, 자사 서비스 강점과 새로운 플랫폼을 알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22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오후 10시 축구 대표팀은 우루과이와 조별리그를 시작으로 첫 경기에 나서지만, 국내 OTT들은 월드컵 중계를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티빙은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월드컵 자료화면이 나오는 TV조선·MBN·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과 YTN·연합뉴스TV 등 보도채널에서 방영되는 일부 프로그램에서 실시간 라이브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월드컵과 관련된 실시간 라이브가 블록돼 시청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방영 종료 후 2시간 동안 타임머신 기능도 이용할 수 없다. 지상파3사의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웨이브도 마찬가지다. 영상 저작권 이슈로 뉴스 등의 월드컵 관련 내용이 제공되지 않는다. 쿠팡플레이나 왓챠도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예정이다.
중계권을 갖고 있는 지상파3사는 자사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월드컵 콘텐츠를 지속해서 올리고 있지만, 국내 대표 OTT들은 이번 월드컵 특수에서 빠졌다.
그동안 스포츠 중계는 OTT의 꽃으로 꼽혔다. 쿠팡플레이는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중계권을 따내고, 손흥민의 소속팀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해 친선경기를 진행한 바 있다. 티빙은 종합격투기(UFC)와 테니스 등 스포츠 중계를 늘리고 있고, 웨이브는 올해 국내 프로야구 전 경기를 무료로 중계했다. 하지만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높아진 중계료에 중계권 확보를 포기했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운영 효율에 초점을 둔 결과로 풀이된다. OTT 업계 관계자는 "중계권료가 기존 대비 너무 올라 월드컵 중계를 통해 기대되는 가입자 확대 효과나 수익성 대비 효율이 낮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카타르 월드컵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심도는 55.7%로 조사됐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각각 83.7%, 69%의 관심도를 기록한 바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한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코르니쉬 거리에서 축구팬들이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드컵 특수를 잡지 않은 OTT업계와 달리 통신업계는 월드컵 축제를 자사 서비스와 플랫폼의 홍보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KT(030200)는 카타르 월드컵 국제방송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KT는 카타르 월드컵 국제방송중계망 주관 통신사로 단독 선정됐다. 현지 촬영 영상을 대용량 국제 해저케이블을 통해 서울 국제통신센터로 전달해 지상파3사 시청자에게 끊김 없는 영상을 송출할 예정이다. 최근 목동 미디어센터에 있는 인터넷(IP)TV 360여개 채널과
스카이라이프(053210) 위성방송 320여개 채널 및 송출 대행 서비스 21개 채널을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 위치한 연 면적 5000여평 규모의 KT그룹미디어센터로 이전한 만큼 화질을 15% 높이고, 영상지연 시간은 35% 줄였다고 자신했다.
LG유플러스(032640)는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의 모든 경기 결과와 스코어를 최신 인공지능(AI) 예측 기술로 분석하는 등 스포키 플랫폼과 자사 AI 서비스 익시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LG유플러스의 AI 브랜드 익시를 통해 24일 열릴 한국과 우루과이 대결을 예측한 결과, 한국이 우루과이에 0대 2로 패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승률은 11%, 무승부 확률은 19%, 패배 확률은 70%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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