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순방보다 더 중요한 국익은 '자유'"
"대통령 스스로 헌법가치 훼손"
2022-11-11 10:09:54 2022-11-11 10:15:32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9월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순방보다 더 중요한 국익도 있다"며 "바로 대한민국 헌법 21조1항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순방은 국익 때문"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을 끌어쓴 뒤 "당연한 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전용기에 MBC 기자 탑승을 불허한 조치 관련해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에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 출국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MBC 출입 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MBC는 물론 대통령실 출입기자단까지 언론 통제라고 반발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해온 헌법 가치가 바로 '자유' 아니냐"며 "자유 중에 표현의 자유(freedom of speech)는 으뜸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순방 전용기에 MBC 탑승을 거부한 것은 자유라는 헌법 가치를 대통령 스스로 훼손하는 결정 아니냐"고 따졌다. 대통령실이 문제 삼은 '자막 조작'에 대해서는 "'이 xx들이 동의 안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이 보도가 진실의 왜곡이라면 이미 고발된 사건이니 검경 수사 결과에 따라 MBC에게 법적 책임을 물으면 될 일"이라고 했다.
 
MBC는 지난 9월22일 윤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떠나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우리 측 일행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 발언을 자막을 입혀 첫 보도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에 대해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었으며, 비속어 대상은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 거대 야당이라고 해명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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