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에서 국정조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정조사 동참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던 시대전환은 국정조사 요구서에 이태원 참사 원인으로 대통령실 용산 이전, 마약범죄 단속 등이 포함되자, 정쟁 유발 가능성이 있다며 참여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대전환을 제외한 야권이 뭉쳐 윤석열정부의 부실대응을 정조준하기로 하면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위한 본격적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민주당을 포함한 정의당·기본소득당·무소속의원 등 181명은 9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날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에 따르면 조사 범위는 대통령실, 서울시, 용산구 등 정부·지방자치단체와 경찰청, 소방청 등을 적시해 재난안전 관리체계의 작동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지자체의 사실관계 은폐·축소·왜곡 의혹에 대해서도 규명하겠다고 하면서 윤석열정부의 부실행정 등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용산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의 직간접적 원인 및 책임소재 규명 △희생자와 피해자 및 그 가족, 현장 수습 공무원, 언론인, 시민, 피해지역에 대한 정부 지원대책의 적절성 및 후속대책 점검 △기타 위 조사과정에서 제기된 의혹 및 필요한 사항 등도 포함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8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특히 국정조사 목적에는 ‘윤석열정부 책임론’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국정조사 요구서에는 “이번 참사는 수도 서울의 도심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명피해로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최대사건”이라며 “현재까지 용산 이태원 참사의 직간접적 원인으로는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핼로윈 축제로 평소보다 훨씬 큰 인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었음에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전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점, 참사 당일 ‘살려달라’는 현장의 112 신고 등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대처가 없었던 점, 재난 상황 발생 초기 보고 및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 등이 제기되고 있다”며 명시했다.
또 “이번 참사의 근본 배경에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경호·경비인력의 과다 소요, 참사 당일 마약범죄 단속계획에 따른 질서유지 업무 소홀 등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번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불참했다. 조 의원 측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주축이 된 이번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면 망신주기용, 정쟁을 유발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태원 참사 원인을 대통령실 이전 등 내용을 담고 있어서 정쟁을 위한 요구서가 아닌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대전환 측은 국정조사 요구서에 동참할지를 두고 전날 당원들과의 밤샘 토론까지 진행했다며, 고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이번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는 실체적 사실 확인, 책임관계자 엄중 처벌, 국가안전대응시스템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민주당과 정의당이 오늘 제안한 국회의 국정조사가 적절한 수단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날 제출된 국정조사 요구서는 오는 10일 본회의에 보고된다.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1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는다.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여야 합의가 필요한데, 현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서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장실 측은 “아직까지는 안건 상정을 위한 여야 회동이 잡힌 것은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 등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도록 설득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은 오는 24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그 전까지 국민의힘 동참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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