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수) 토마토Pick은 이태원 참사 후속 소식입니다. 격랑 속에서 균형을 잡는다는 일은 어쩌면 욕먹기 좋은 일입니다. 균형감을 유지하다보면 의견이 갈린 양 진영 사람들로부터 동시에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최대한 균형을 잡도록 노력하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참사 사망자 156명 중 68명 발인, 부상자 121명 귀가
1일 오후 11시 기준 사망자 156명 중 68명의 발인이 완료됐고, 부상자 157명 중 121명이 귀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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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3시간30분 전부터 112신고 11건 있었다
이미 벌어진 결과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하기는 쉽습니다. ‘사전예방’은 인간이 완벽할 수 없기에 일반적인 상식으로 예상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해서는 책임을 추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참사의 전조현상이 나타났을 경우, 그리고 참사가 발생한 이후 제대로 대처하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부터는 법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이 상존합니다. 경찰의 안이한 대처가 증거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윤희근 경찰청장이 부실한 대처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관련기사 특히 행사 당일 112신고를 통해 현장의 위험성을 알린 전화가 11통 있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은 부분은 독립된 기구를 설치해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에서 처절하게 외치며 최선을 다하는 경찰관도 계셨습니다.
☞관련기사 그러나 112 신고를 여러통 받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은 명백하게 ‘국가의 부존재’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행안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용산경찰서장은 파면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사를 받아야 합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일문일답
2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사과를 하면서 일문일답을 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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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대비는 매년 용산, 홍대, 강남 등 다수 장소에서 진행했다
-보통 관할 지구대와 파출소 위주로 대응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 방역 관리 차원에서 기동대를 포함한 경비 인력을 투입해 대비했다.
-2017부터 2019년은 관할 경찰서에서 자체 인력으로 대비를 했다.
-올해는 방역이 완화되면서 다수 인원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해 다른 해에 비해 많은 인원을 투입한다고 한 게 137명이었다.
-사고 발생 위험성에 대한 판단이 일부 미흡했던 부분을 청장으로서 아쉽게 생각한다.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다중 운집 상황에서 경찰 또는 지자체의 권한과 책임 등에 대해 법적,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12 신고 내용 시간대별 요약 정리
참사가 발생하기 거의 4시간 전에 심각한 상황이 112신고로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11건의 신고 장소가 모두 참사가 벌어진 해밀톤호텔 옆 골목 주변이었습니다. 신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12신고 녹취록 전문
-1차 신고 오후 6시34분 :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다. 겨우 빠져나왔다. 인파가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거 같다”
-2차 신고 오후 8시9분 : "인원이 너무 많아서 정체되고 사람들이 밀치고 넘어지고 난리가 났다. 다치고 있다. 단속을 좀 어떻게 해주셔야겠다"
-3차 신고 오후 8시33분 :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려서 사람들이 길바닥에 쓰러진다. 이거 사고 날 거 같다. 위험하다”
-4차 신고 오후 8시53분 :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것 같다. 아수라장이다. 진짜 장난 아니다.”
-5차 신고 오후 9시 : "지금 여기 사람들, 인파가 너무 많아서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다. 와서 통제하셔야할 것 같다. 사람들이 계속 밀린다. 나는 구조돼있다"
-6차 신고 오후 9시2분 : “지금 인파가 너무 많아서 길에서 다 떠밀리고 있다. 이러다가 진짜 사고날 것 같다. 진짜 길 어떻게든 해주세요. 진짜 사람 죽을 것 같아요”
-7차 신고 오후 9시7분 : "지금 이태원 위쪽 할러윈 거리인데 여기 지금 사람들 너무 많아서 압사 당할 위기에 있다. 일방통행할 수 있게 통제해달라."
-8차 신고 오후 9시10분 : "핼로윈 축제 중인데 상태가 심각하다. 안쪽에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
-9차 신고 오후 9시51분 : “가능하면 빨리 나오실 수 있을까요. 지금 되게 위험한 상황인 거 같거든요”
-10차 신고 오후 10시 : “(욕설과 함께) 핼로윈때문에 사람이 많잖아요. 근데 막 골목에서 내려오니까 막 밀고 압사당할 거 같다. 통제좀 해주세요”
-11차 신고 오후 10시 11분 : "(비명소리와 함께) 여기 압사될 것 같아요, 다들 난리 났어요"
-오후 10시15분 : 대규모 압사 사고 발생
윤석열 대통령, 경찰 대처에 격앙할 때가 아니라 사과해야 할 때
경찰의 부실한 대응이 드러나자 윤석열 대통령은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밝히라",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했는데요.
☞관련기사 지금은 이렇게 말을 할 때가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희생자들에게 사과를 해야 할 때입니다. 대통령은 헌법 제66조 4항에 따라 행정부의 수반입니다. 즉 부실한 대처를 한 경찰을 통솔하는 책임자입니다.
말단 경찰관들만 때려잡기만 해봐라
이번 참사 현장은 이태원파출소입니다. 대통령이 격앙했으니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될 겁니다. 국수본은 1일 서울경찰청 산하에 꾸려진 수사본부를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전환하고, 손제한 경남경찰청 창원중부서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임명하고 총 501명으로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관련기사 이제 말단 경찰관들부터 드잡이 하겠죠? 수사를 받게 될 말단 경찰관들도 다 20대, 30대 청년일텐데 이 비극적인 상황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분노 유발자들…이상민과 박희영
어제 레터에서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는데요. 오늘은 박희영 용산구청장 자진 사퇴도 추가하겠습니다. 법적으로 명확한 규정이 없는 한 법적 책임은 회피할 수는 있을 겁니다. 권한이 있어야 책임을 물을 수 있을테니까요. 정치적 책임은 별개로 존재합니다. 그런데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고 말했습니다. 없던 분노를 유발시키는 재주를 가지셨네요. 선출직이니 사표를 낼 수는 없고, 자진사퇴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 박희영 구청장은 비난이 일자 참사 사흘만인 1일에 사과를 했습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진심으로 받아주지 않을 겁니다.
☞관련기사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서울특별시장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역시 늦었습니다.☞관련기사
‘넌씨눈’ 이재명 대표는 좀 빠지세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떻게 정부의 당국자들이 자신들은 책임 없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심지어 가족과 친지를 잃고 고통 속에 오열하는 유족들에게 장난하고 있냐"고 지적했습니다.
☞관련기사 그런데 말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2014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벨리에서
환풍구 붕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자
경기도에 책임을 떠넘겼고, 2018년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에 경기도 고양시 일산 백석동에서
온수관 파열 사고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경기도 책임이 아니라면서 현장에도 가지 않았던 분입니다. 이천 화재 당시 떡볶이 먹방은 유명하구요. 이재명 대표는 이번 참사에 입 좀 다물고 계세요.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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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vs 이태원상인회, 진실공방
1일자 레터에서는 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가 참사 당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의 무정차 통과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관련기사 오늘은 경찰과 이태원상인회 간의 진실공방입니다. 제가 어제 레터를 작성하면서 썼다가 지운 내용이 있습니다. 앞으로 안전관리를 이유로 인파가 밀집한 지역에 경찰이 들어와서 시민들을 퇴거조치하거나 진입을 막는 경우 시민들은 “내가 술 마시러 간다는 데 니들이 뭔데 막느냐”고 항의할 것이고, 상인들은 “장사 망칠 일 있느냐. 내 손해 물어줄거야?”라며 항의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는 거였습니다. 너무 앞서가는 것 같아서 지웠는데요. 경찰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인회는 당연히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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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상인회 A씨가 작년처럼 경찰관 기동대가 도로 곳곳에 깔려 호루라기 불면서 사람들을 통제하면 안 된다고 했다"
-"상인들은 핼러윈 특수만 기대하는데 그때(작년에) 경찰 때문에 손해가 막심했다. (올해도 그러면) 상인들은 다 죽는다고도 말했다"
-"상인들은 자발적인 자정 노력으로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고, 구청 사람들은 축제에서 배출될 쓰레기 얘기만 했다"
‘김어준의 가짜뉴스공장’, 이대로 괜찮은가?
과거 조선일보는 보수진영의 대표 목소리를 자임하며 숱한 가짜뉴스를 생산한 바 있습니다. 그 반대편에는 소위 진보진영의 대표 나팔수를 자임하며 ‘가짜뉴스 공장장’ 김어준이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 어김없이 거짓말을 들고 나왔습니다. 황우석 줄기세포 유대인 탈취 음모론, 천안함 침몰 이스라엘 잠수함 충돌설, 세월호 고의 침몰설, 2012 대선개표 조작설 등 숱한 음모론과 거짓말로 좌파 진영의 영웅이 되었는데요. 국힘당이 김어준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국힘당도 거짓말을 쏟아내는 극우 유튜버들과 놀아나고 있지 않습니까? 민주당이나 국힘당이나 거짓말 생산하는 유튜버들과 놀아나는 건 마찬가지라서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토마토레터가 좌우 불문한 반지성주의에 작은 돌멩이 하나 들고 맞서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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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악용한 악성 코드 등장
이태원 참사를 악용해 정부의 사고 대응 보고서로 위장한 문서 파일 형식의 악성코드가 배포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 용산 이태원 사고 대처상황(06시)’이라는 제목의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docx) 파일인데요. 실제 보고서는 한글(.hwp) 파일이라고 합니다. 이 파일을 실행하면 해커에게 원격 조종을 당할 수 있다고 하니까 조심하셔야겠습니다. 굳이 보고 싶으면 정부 부처 홈페이지를 이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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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눈사태’를 아시나요?
일본은 2001년 효고(兵庫)현 아카시(明石)시에서는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보려고 인도교에 몰려 11명이 숨지고 247명이 다친 사고가 있었는데요. 일본의 전문가들은 '군중 눈사태'로 규정하면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관련기사
-군중 눈사태 : 인파가 모인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차례로 포개지듯 넘어지는 현상
-군중 눈사태가 일어나는 이유 : 폭이 좁아지는 도로에 인파 집중, 사람들을 유도할 경비 인력 부족, 도망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 등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다.
-가해진 압력 : 아카시 사고에서 한 사람당 200∼300㎏의 압력. 이태원 참사 때는 400㎏ 정도의 압력 발생
-이태원 골목 밀집도 현황 : 보통 만원 전철이 1㎡에 6∼7명. 아카시 사고 당시 13∼15명. 이태원은 이 보다 더 많은 수준으로 추론됨
-군중 눈사태 방지책 : ①사람들이 일방통행을 하도록 하고 멈춰 서지 않게 유도해야 한다. ②군중 눈사태 사고가 벌어질 정도로 사람이 몰리면 주최자나 경비원이 호소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개인 대비책 : ①대혼잡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장소에 가지 않는 선택을 할 필요도 있다. ②인파에 휩싸였을 때 주변 사람들로 인해 자신의 발이 보이지 않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③인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면 앞사람을 밀거나 뛰지 않으면서 모두가 같은 속도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④인파가 밀집한 상황에서 흉부 압박을 피하려면 가슴 앞으로 팔짱을 끼고 사람들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집회가 괴기한 이유
세월호 사건 당시 촛불을 들었던 이유는 물속에 갇힌 아이들이 구조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최후에는 시신도 모두 인양하지 못했습니다. 최후의 한 명까지 모두 돌아오기를 바라고 장기간 세월호 유족들,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들었던 촛불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도대체 왜 촛불을 드는 걸까요? 많은 국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추모를 하고, 분향소를 가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추모를 하고 있습니다. 희생자 분들은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고, 이미 68명은 발인까지 했습니다. ‘발인’이라는 두 글자를 치는 순간 울컥합니다. 추모집회 하지 말고 그냥 ‘윤석열 퇴진’ 집회 하셨으면 합니다. 마침 이상민 행안부장관, 박희영 용산구청장, 경찰이 장작불도 넣어줬으니 마음껏 윤석열 퇴진 외치십시요. 안타깝게 돌아가신 희생자분들 팔아먹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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