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승진…"국민·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 만들자"(종합)
삼성전자 이사회, 오늘 승진 안건 의결…부회장 취임 10년 만
2022-10-27 10:50:11 2022-10-27 10:50:1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10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이날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
 
이 회장이 승진한 것은 지난 2012년 12월 이후 10년 만이다. 그동안 국내 5대 그룹 중 총수가 회장 직함이 아닌 곳은 삼성이 유일했다.
 
한편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 또는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다만 지난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2주기 추모식 이후 현직 사장단에게 밝힌 소회와 각오를 이날 사내 게시판에 취임사를 대신했다.
 
이 회장은 당시 사장단 간담회에서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며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며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우리의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 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 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고 덧붙였다.
 
북중미·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회장은 지난 8월 취업제한 해제 이후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치면서 줄곤 회장 승진이 예측돼 왔다. 앞서 이 회장은 8월19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11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에서 열린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 12일에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 회장은 당시 면담에서 "지난 2020년 대국민 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원회의 활동 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 경영,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며, 노동 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후 징역형이 확정된 이 회장은 올해 7월29일 형기 만료에도 지난해 2월15일부터 적용된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규정이 경영 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법무부가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복권하면서 이 회장의 취업제한 규정이 해제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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