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제너럴모터스(GM)와 르노가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국내 자동차 생산 공장이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잦은 노사 갈등과 파열음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한국지엠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각각 9000억원, 2000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창원공장은 GM 글로벌 표준 기술과 자동화 설비가 적용된 최신 공장 변모했다. 지난해 3월에는 도장공장 신축을 완료했고 9월부터는 프레스와 차체, 조립공장에 집중 투자를 단행해 지난 3월 최신 설비로 탈바꿈했다. 이를 통해 한국지엠은 두 공장을 합쳐 연간 5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조립공장.(사진=한국지엠)
2014년부터 이어져온 8년간의 적자를 딛고 내년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 목표를 위해 한국지엠은 내년 1분기 창원공장에서 양산하는 신차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부평공장에선 또 다른 CUV 파생모델도 생산될 예정이다. 2025년까지는 10종의 전기차를 선보인다.
르노 역시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방한하며 한국을 중대형 차량 수출 거점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향후 6년간 한국에 수억 유로 투자를 예고했다. 한화 기준 약 1조원 안팎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환으로 르노는 중국 지리홀딩그룹 산하 볼보의 최신 플랫폼을 활용해 2024년 선보일 중형급 하이브리드차를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뿐 아니라 수출도 추진한다.
루카 데 메오 르노 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에서 첫 한국 방문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에 대한 르노 그룹의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사진=르노코리아)
데 메오 회장은 "한국은 국가 자체로 굉장히 좋은 시장이고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을 보더라도 여기서 차를 생산해 유럽 등 다른 국가로 연결할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는 본사의 투자를 바탕으로 신차 출시를 통한 내수 판매량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5만4292대로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해 1~9월도 2만92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3% 줄었다. 누적 적자는 5조원대에 달한다.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 생산 계약이 2019년 만료되면서 2020년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파업을 겪었다. 올해는 최근 출시된 XM3 하이브리드를 통해 반등을 꾀하고 2024년 신차를 통해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2026년에는 전기차도 생산할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성공 모델인 QM3처럼 르노그룹에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모델 1개~2개를 들여와야 한다"며 "동시에 노사 안정화와 부산공장의 생산량 확대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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