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유승민 "대통령 막말은 괜찮고 양두구육은 안 되나…코미디"
비속어 논란에 "국민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당장 중단, 깨끗하게 사과해야"
전대 출마 여부에 "아직 정해진 것 없어…나라 위해 해야 할 일 있다면 꼭 하겠다"
2022-09-29 17:02:22 2022-09-29 22:08:21
 
[대구=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에 대해 "외교부 장관이나 국가안보실 사람들이 대통령 막말에 대해서 책임 있는 게 아니다. 대통령 책임"이라며 외교안보 라인의 문제가 아닌 윤 대통령의 책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당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나라를 위해 해야 될 일이 있다면 꼭 하겠다. 할 말 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경북대학교를 찾아 오전 10시30분부터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특강 30분 전부터 학생들이 자리를 메우며 유 전 의원을 기다렸다. 100여명이 참여한 이날 강의에는 해당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물론 타 대학 학생들, 일반 시민, 지지자들까지 함께 하며 열기를 더했다. 
 
유 전 의원은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강의 제목이 도발적인 주제라면서도 "우리 정치 정말 무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가 잘못되면 나라가 잘 될 수 없다"며 "정치를 하는 사람, 누가 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좀 더 행복하고 잘 살기 위해선 정치인들이 어떻게 개혁을 하느냐, 바꾸느냐 여기에 우리 대한민국 미래가 달려 있다"며 폭정을 막는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법이 사람 위에 있는 거고, 모든 사람이 똑같이 법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권력자에 대한 제도적 견제와 감시를 중요하게 바라봤다.  
 
그는 대한민국 미래에 '경제·인구' 문제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 "둘 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가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다"며 시대적 과제로 저성장·저출산·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좋은 정치, 좋은 정치인 배출하고 만들려면 정치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공정해지는 그런 경쟁이 필요하다"며 "무조건 여기 대구는 찍어준다고 대통령에게 잘 보인 순서대로 공천한다든지 하면 안 된다. 대구 시민들 마음·눈도 달라져야 된다"고 했다. 대구에게 죽비를 들어달라고 호소한 이준석 대표를 상기시켰다.  
 
유 전 의원은 기본소득에 대한 반대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기본소득을 꺼내든 것을 언급하면서 이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민 세금으로 매표행위하는 것"이라며 "세금으로 걷은 돈을 똑같이 나눠준다는 건데 '불필요한 사람에겐 회수하면 된다'던데 그분이 경기도지사 할 때 한 번도 회수하는 것 본 적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날 유 전 의원의 강의를 들으러 아침 일찍부터 왔다는 한 학생(영남대·20·여)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 양질의 강의를 듣게 돼 만족한다. 실제로 뵙게 돼 좋다"면서 "보편적 제도인 기본소득제에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데, 선별적 복지에 찬성하지만 그 기준에 대해 유 전 의원의 생각이 궁금해서 물어보러 왔다"고 열의를 드러냈다.  
 
그는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고, 이 문제는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시인과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온 국민이 지금 청력 테스트를 하는 상황"이라며 "먹고 살기 얼마나 힘든데, 국민이 얼마나 기가 막히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로 이 중요한 임기 초반에 시간을 허비하는 게 너무나 답답하다"며 "대통령이 잘하고 우리 당도 잘해야 총선에 희망이 있는 거지, 이대로 가면 총선은 뻔하다"고 했다. 이어 "임기 초반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국민이 신뢰하고 지지를 보낼 만한 그런 일을, 그런 태도와 그런 자세와 그런 정책을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 징계를 둘러싼 당내 상황과 관련해서는 "이준석 대표 사퇴는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배후에 대통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지경까지 왔다. 진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으면, 국민의힘 대표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면 지난해 12월에 정리를 했어야 했다"라면서 '무리한 처사'로 규정했다. 또 "윤리위가 만약 '양두구육'이라는 네 글자로 이준석 대표를 제명하거나 탈당 권유를 하면 세상 사람들이 웃지 않겠나"라며 "대통령 막말은 괜찮고 사자성어는 안 되나, 너무나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8일 KBC 광주방송·UPI 뉴스 의뢰로 진행된 넥스트위크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에서 유승민 전 의원은 28.3%로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이준석 대표(15.5%)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에 대한 신뢰가 너무 약한 상태가 아닌가에 대한 것들이 저한테 일정 부분 기대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만약 우리 유권자들께서 제가 늘 주장하는 개혁보수로 보수가 진짜 바뀌는 것에 대해 지지를 해주시는 것이라면 정말 감사한 지지"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끝으로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을 포함해 여러 가지 우리 외교라인이 보여준 무능과 혼란, 우왕좌왕하는 부분에 대해선 민주당과 같이 바꾸라고 주장하기 보다 심기일전 해서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시고 해외에 나가시면 플러스가 되는 외교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대구=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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