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미래 맞춤의학은 개인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궁극적인 목적인 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입니다."
100만원으로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시대는 가능할까?
2000년 이후 바이오산업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된다. 토니블레어와 클린턴이 발표한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로 기존의 전통적인 생물학이 정보의학으로 전환하며 산업화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그후 10년이 지난 현재 인간의 모든 유전자 정보가 해독됐고, 그것들의 생물학적·의학적 의미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전 세계 100개국, 1만2천여명의 고객을 확보해 유전자 분석 서비스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는
마크로젠(038290)은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으로는 최초로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개선하는 (맞춤의학의) 리더 기업"이 되겠다는 마크로젠의 김형태 대표이사.
현재 유전자 분석에 들이는 3조원의 비용을 '100만원 시대'로 만들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담겨있었다.
지난 9월27일, 서울 구로구 마크로젠 본사에서 올 4월부터 단독대표가 된 김형태 대표이사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먼저 마크로젠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죠.
▲ 마크로젠은 2003년 염기서열 분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전 세계 100여개국의 1만2천명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염기서열 분석 서비스를 하고 있는 회사는 마크로젠이 유일할 겁니다.
지금까지 7~8년간 이런 기술력과 인프라, 노하우를 가지고 일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맞춤의학의 리더로서 질병관련 유전자 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개선하는 리더 기업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 염기서열 분석이 회사 매출의 대부분(2009년 기준 시퀀싱 81%, DNA chip 등 13%, 유전자이식생쥐 및 적중생쥐 4%) 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 우리 몸에는 2만5천개의 유전자와 30억개의 염기가 있습니다. 그것들은 또 4개의 DNA염기로 구성됐는데요. 아데닌(Adenine) 싸이토신(Cytosine) 구아닌(Guanine) 싸이민(Thymine)이 결합 순서를 가지고 구성된 겁니다. 이 구조를 밝힌 제임스 왓슨(James D. Watson)과 프란시스 크릭 (Francis Harry Compton Crick)은 1953년 4월 DNA(디옥시리보핵산)의 이중나선 구조에 대한 논문을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논문은 발표 당시 학계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생물학이 점점 발전하면서 논문에 제시된 DNA의 중요성과 타당성을 인정받았고, 1962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했죠.
마크로젠은 각 나라의 고객들이 보내준 DNA 샘플을 받고 48시간 이내에 그 샘플에 있는 DNA 염기서열을 분석해서 이메일로 고객에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그 결과를 받아서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로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정상인과 암환자의 서열을 비교하면 변이 순서를 알 수 있죠. 그렇게 되면 암 발생도 역추적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가 DNA 마이크로칩이고, 세 번째가 유전자이식마우스인데요. 유전자는 프로테인을 만드는 정보입니다. 이 유전자가 무슨 기능을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밝혀내 하나하나 청사진을 그려야 하는데, 기능을 알아야 영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우스와 인간이 가장 비슷한 유전자 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이것을 통해 실험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대부분 바이오벤처들이 주력하는 분야가 신약개발 쪽입니다. 시장 규모도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요.
▲ 바이오하면 신약개발이라고 생각하는데, 신약 개발 전 단계에서도 많은 부분들이 필요합니다. 또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찾아도 약으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단계가 필요하죠. 마크로젠은 신약 전 단계의 유전자 정보를 통해 어떻게 하면 유용한 신약을 얻을 수 있는지 데이터베이스를 드릴 수 있습니다. 또 21세기의 진정한 맞춤의학 즉,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개인에 맞춘 약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개인별 약의 종류와 투여 횟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겁니다.
방사능을 예로 들면 각 개인별로 흡수되는 양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유전자 정보를 파악해야만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진정한 맞춤의학이란 치료 단계 전에 특정 질병의 발생 확률까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종양이 생기기 시작하면 의사들은 치료하겠다고 들어가는데, 우리 몸에서는 이미 그 종양이 생기기 전에 유전자 변형이 생기기 시작할 겁니다. 그걸 안다면 종양이 생기지 않게 막을 수 있는거죠.
미래 맞춤의학은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치료도 하고, 궁극적인 목적인 병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LG생명과학과 세라노스틱스(theranostics) 치료용진단 공동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개인 유전체정보를 활용한 맞춤치료 시장에 진출을 시작했습니다.
- 올해 삼성종합기술원,삼성SDI와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산업원천기술개발 사업에 공동 선정됐습니다. 이를 통해 제 3세대 DNA 시퀀싱 장비, 유전자분석기 개발을 같이 하고 있는데요.
▲ 이 사업은 연간 40억원씩 오는 2012년까지 총 120억원의 정부 예산을 받게 됩니다. 인간의 유전자를 약 1000달러, 한국 돈으로 100만원에 분석하는 기계를 개발하는 겁니다.
최초의 유전체 프로젝트가 시작됐을 때 3조원이 들었는데, 이제는 100만원으로 가격이 떨어지게 된 겁니다. 그렇게 됐을 때 모든 개인들이 자기의 유전 정보를 구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지금의 전통적 제약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멀리에 있는 환자들이 화상을 통해 의사들에게 진찰을 받을 수 있는 원격의료도 가능해집니다.
- 지난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다시 주춤하는 모습인데요? (매출액 230억원 기록)
▲1997년 설립 이후, 회계상으로는 계속 적자가 나오는데요. 그러나 바이오 분야 성격 상 투자는 계속 돼야 합니다. 펀딩 받은 많은 부분이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2004~2005년 캐시로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대차대조표로는 2009년 6월30일로 손익분기점을 넘었는데요.
이번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 것은(2분기 실적, 매출액 58억원, 영업이익 1억9천만원, 당기순이익 -2억5천만원) 해외 매출이 70%정도를 차지하는데, 환율도 영향을 받았고, 차세대 기기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한 탓도 있습니다.
- 앞으로의 마크로젠은 어떤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인지요.
▲ 염기서열을 비즈니스로 하는 것은 아니고 궁극적 비전은 맞춤의학의 리더로서 인프라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삶의 질이 좋아지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70세, 80세가 되어도 40세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존의 유전자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또 의사와 메디컬 레코드가 연관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DB를 확보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우리가 제시하는 '맞춤의학'의 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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