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 급감에 재고 쌓이고 반도체 산업 '암울'…환율 1400원 리스크도
7월 전산업생산 -0.1…제조업 재고율 125.5%
평균가동률 하락…수요 둔화 영향 가시화 양상
승용차·가구 내구재 판매 -7.3%…감소세 지속
대중국 수출 감소에 8월 수출 증가폭 6.6%로 축소
미 금리 인상 여파에 환율 장중 1388원 찍어
2022-09-07 12:00:00 2022-09-07 17:52:21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의 파급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국 봉쇄 등의 영향이 큰 탓이다.
 
특히 한국 경제의 성장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 출하가 대폭 감소한데다, 재고가 쌓이고 있어 ‘위험 요인’이 될 전망이다. 강달러 인한 환율도 비상이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7일 장 시작부터 10원 넘게 뛰어오르며 1380.0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외 수요가 둔화되며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지표를 보면 7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계절조정) 0.1%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1.5%를 기록하며 전월(1.3%)과 유사한 증가세를 보였다.
 
전자부품(-24.5%), 화학제품(-9.9%)이 전월에 이어 감소한 반면 자동차(11.2%)가 높은 증가율을 보인 영향이다. 전월대비로는 반도체(-3.4%)와 기계장비(-3.4%)를 중심으로 1.3% 감소를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5.5%로 전월(124.2%)과 유사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평균가동률도 75.2%로 전월(76.4%) 대비 하락하는 등 수요 둔화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6월 발생한 물류 차질이 완화되면서 자동차 출하(10.7%)는 전월대비(계절조정) 반등했다. 반면 반도체는 수요 둔화로 출하(-26.1%)가 대폭 감소하고 재고(12.3%)는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세 강화에도 불구하고 숙박 및 음식점업,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대면업종의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숙박⋅음식점업(29.9%)과 운수⋅창고업(12.4%)이 증가세를 이어가며 전월(4.0%)보다 높은 4.7%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설업(2.0%)은 전월(1.5%)보다 증가세가 확대되고 공공행정(10.4%)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높은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 낮은 실업률이 지속되면서 노동시장은 견고한 회복세를 지속했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82만6000명 증가하며 전월(84만1000명)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소비는 대면업종과 관련이 높은 준내구재와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7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가구 등 내구재의 감소세가 지속되며 전월(-1.5%)과 유사한 -1.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품목별로는 준내구재가 5.0%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내구재(-7.3%)와 비내구재(-1.3%)는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8월 수출은 조업일수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월(9.2%)보다 낮은 6.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내수 둔화로 대 중국 수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 같은 경향은 최근 청두, 선전 등의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
 
대중국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 6월 8.2%에서 7월 1.5%, 8월 -9.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도 6월 17.0%, 7월 17.9%, 8월 6.2%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KDI 측은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파급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압력이 확대됐다"며 "대내외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주요 도시에 봉쇄조치가 내려지는 등 경기하방 압력이 증대됐다"고 분석했다.
 
주요국의 가파른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도 대두되면서 환율도 요동치는 모습이다.  강달러 기조는 지난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을 통해 '인플레이션의 목표 수준 안정'을 발언한 이후 연일 치솟고 있다. 당시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목표 수준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88.0원까지 급등하면서 연고점을 경신한 상황이다. 이는 2009년 4월 1일(장중 고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여만에 최대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외 수요가 둔화되며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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