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내부총질' 문자로 권성동 '흔들'…'비대위'·'조기 전대' 요구 본격화
배현진 최고위원 사퇴, 초선 연판장 등 지도체제 전환 요구 '분출'
당권구자 안철수·김기현 등 "비대위냐 전당대회냐"로 셈법 분주
2022-07-30 06:00:00 2022-07-31 16:49:37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 문자 유출 사태의 후폭풍이 계속되면서 당내 분란도 격화되고 있다.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급기야 직무대행 체제 재신임 요구도 등장했다. 당 안팎에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나 조기 전당대회 주장까지 나온다.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당권주자들의 차기 당권도전을 위한 셈법 계산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최고위원 직책에서 사퇴했다.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에서 당 지도부 중 처음으로 물러난 것이다. 배 최고위원의 결정은 사적채용 논란에 대한 실언과 내부 총질 문자 유출 등으로 리더십에 한계를 노출한 권 원내대표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배 최고위원이 사퇴의 변을 말하며 "지금이라도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한다"고 말한 건 권 원내대표를 정조준한 대목이기도 하다. 
 
내부 총질 문자의 후폭풍으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불신임'을 당할 처지에 놓이면서 국민의힘에선 당 지도체제에 관한 격론이 불가피할 걸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내 분위기에 관해 "지도체제에 관해 말들이 분분하다"며 "권 원내대표의 한계를 거론해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귀띔했다. 
 
이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로 직무가 정지된 점, 권 원내대표 중심의 직무대행 체제가 한계를 노출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비대위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돌입 등이다. 다만 지금으로선 이 대표가 징계 이후 복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비대위 전환으로 무게추가 쏠리는 상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당장 초선 의원들은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중이다. 국민의힘 최다선(5선)인 정우택 의원은 28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문자 유출에 이준석 대표가 '양두구육'이라 응수하며 대통령과 당대표의 신뢰관계가 무너진 것이 사실"이라며 "무슨 유기적 결합을 통해 국민의 기대 충족시킬 수 있겠느냐. 비대위를 구성한 뒤 전당대회를 언제 치를 것인가하는 의견 수렴을 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비대위로 뭘 하겠느냐"며 "차라리 정상적 대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권성동 직무대행 사퇴 후 비대위 직행보다 조기 전당대회 돌입에 힘을 실은 것.
 
이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당권주자들의 차기 당권도전을 위한 셈법 계산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조해진 의원은 28일 YTN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비대위로 가서 비대위원장을 별도로 뽑아야 된다고 했는데 점점 그런 필요성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라며 "집권 초에 여러 국정과제들이 막 몰려오는 데 집권여당이 국정 뒷받침을 제대로 하려면 원내대표와 당대표가 전력질주를 해도 사실은 부족할 상황이다. 한 사람이 그걸 둘 다 감당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김기현 의원도 일련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를 해봐서 아는데, 원내대표만 하더라도 하루 4시간씩 자면서 버텨야 하고 직무대행과 겸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뒤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2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현재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는 없다"면서도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지 다른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29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안 의원은 15.7%를 획득, 이준석 대표(24.3%)에 이어 2위다. 3위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13.7%)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비대위로 전환하는 데는 절차상 걸림돌이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보면 비대위 체제는 '당대표 궐위 또는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을 때'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하면서 이 대표의 징계 상태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했다. 즉 현시점에서 비대위 전환은 최고위 기능이 상실됐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 여기서 문제는 '최고위 기능 상실'이 최고위 구성원 과반이 사퇴했을 경우냐, 최고위 구성원 모두가 물러났을 경우냐에 대해 해석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이 물러난 후 조수진 최고위원은 "제가 분명 '비대위로 가려면 전원이 사퇴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으나 김용태 최고위원은 "총사퇴 이야기는 없었고 배 최고위원 혼자 사퇴한 것이며, 저는 안 그만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29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공정한나라' 창립 발기인 총회 후 기자들에게 "과거엔 최고위원이 총사퇴한 후 비대위가 구성됐다"며 "(최고위원)일부가 사퇴했다고 비대위가 된 사례는 없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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