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강제북송, 실체 밝혀야"…인권위 진정
국민의힘 "전 정부가 절차 무시…조사 다시 해야"
2022-07-18 15:27:53 2022-07-18 15:27:53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합당한 조치를 해달라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불법적으로 국민의 생명을 박탈하고 무죄추정의 원칙, 재판 받을 권리 등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인권유린 사건"이라며 18일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 의원은 "탈북 어민들이 북한 이송을 격렬히 거부하는 사진이 최근 공개되면서 전 정부가 주장한 '귀순의사가 없었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며 "탈북 어민은 귀순 탈북민으로서 보호 받고, 동료를 살해한 혐의가 있다면 철저한 수사 후 처벌을 하는 게 법치주의고 민주주의인데 그런 절차를 무시하고 강제 북송한 건 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처형 당할 것을 알면서 강제로 북송한 것은 헌법상 생명권을 침해한 것이고 신체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재판 받을 권리 등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했다는 측면에서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인권위가 진상을 조사하고 사실 관계에 따라 조치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2020년 12월 "실체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이 제기한 관련 진정을 각하한 바 있다. 이후 변호사 단체가 각하에 불복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각하 결정 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인권위 또한 이에 불복하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현재 여야는 이 사건에 대해 각자 다른 주장을 펼치며 '신구권력'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쟁점은 탈북 어민들의 귀순 진정성, 동료 살해에 대한 국내 처벌법 적용 가능성, 외국인에 적용하는 출입국관리법·난민법 적용 가능성, 정부 부실 조사 여부 등이다.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7일 이 사건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이들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하다가 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 나포됐지만 당시 귀순 의사를 안 밝혔다"라며 "합동신문 과정에서 통상적 절차인 귀순 의사를 확인했지만 정부는 이들의 귀순 의사 표명 시점이나 방식 등이 통상의 귀순 과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 정부는 귀순한 탈북자가 헌법상 우리 국민이며, 전 정부가 강제송환금지 원칙 등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모든 국가의 사무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탈북어민 강제북송은 지난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우리 정부가 이들을 북한으로 강제 추방한 사건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들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귀순에 진정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북송했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정부가 북송 당시의 사진을 공개하고, 이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추방한 것은 범죄라고 지적하며 사건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11일 이 사건에 대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는 등 3년 만에 달라진 입장을 보였다. 당시 촬영된 영상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리며 국회의 제출 요구에 대해 법률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18일 중구 인권위 앞에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실체 파악을 위한 진정서 접수에 앞서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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