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카메라 모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이 사업확장·신규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화 급진전,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생산 기지 추가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이날 경북 구미시청에서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LG이노텍은 연면적 약 23만㎡에 달하는 구미 4공장(구 LG전자 A3 공장) 인수를 포함해 구미 사업장에 2023년까지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기존 구미 4공장은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생산기지였다. 지난 2월 LG전자가 태양광 패널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해당 공장을 LG이노텍이 인수한 셈이다. LG전자 소유 공장이었을 당시에도 LG이노텍은 공장 일부를 임대해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등을 생산해왔다. 인수 금액은 2834억원에 달한다.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에서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은 2021년 기준 11조8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68%가량 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1분기에도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3조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들어서는 차량CM(카메라모듈) 사업담당까지 전장부품사업부에서 광학솔루션사업부로 이관해 사업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꿰차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25.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지켰다. 최근에는 차량 실내용 레이더 모듈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미는 등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삼성전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기는 렌즈설계 및 금형기술, 고성능 엑츄에이터 제조 등 카메라모듈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해왔다. 지난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을 넘어 자동차용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자율주행,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이 고도화되며 자동차 한 대당 탑재하는 모듈 개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삼성전기 광학개발팀장 상무는 이달 초 열린 기술 세미나에서 "스마트폰 등 IT향 카메라 모듈 시장은 연 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고부가가치인 전장용 카메라 개발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최근 테슬라의 상하이, 베를린 공장에 다년간 수조원대 전기차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올해 출시되는 모델X, 모델Y, 모델S, 모델3 등 주요 승용차와 트럭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수주 규모는 4~5조원대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그간 테슬라 전기차에 장착되는 카메라모듈 공급 비중은 삼성전기가 30%, LG이노텍이 70% 수준이었으나 이번 수주로 삼성전기가 80%, LG이노텍은 20% 선으로 뒤집히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카메라모듈 시장 규모는 2014년 201억 달러(26조2000억원)에서 지난 2020년 510억달러(약 65조5000억원)를 거쳐 2025년 600억달러(약 78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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