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소공연 "최저임금 체감 무게 100kg"…업종별 차등적용 요구
"지불능력 없는데 최저임금 인상하면 고용감소로 이어져"
2022-06-08 16:17:21 2022-06-08 18:14:4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소상공인들이 대내외적 악재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지불능력 차이를 감안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세한 소상공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최저임금 정책 적용에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제1차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소공연 소속 회원단체와 소상공인·자영업자 약 250명이 참석했다.
 
오세희 소공연 회장이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제1차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오세희 소공연 회장은 대회사에서 "사용자의 지불능력까지 고려한 최저임금 공식이 나온다면 모두가 공감하지 않을까"라며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근로자의 생계비는 고려하면서 사용자의 지불 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25%는 최저임금보다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소상공인들은 일률적인 최저임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최저임금법 제4조 1항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완벽히 배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노동계는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적정 생계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올해 최저임금 시급인 9160원보다 29.5% 인상한 시간당 1만1860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생산성이 높지 않은 소상공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들이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제1차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연대사에서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셀프 주유소로 전환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며 "셀프 주유소 전환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모되지만 수익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어서 셀프 주유소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셀프 주유소로 전환하게 되면 직원을 고용하지 않게 되면서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은 "지난해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40.2%였다"며 "혼자 일하는 사장이나 가족들과 함께 일하는 사장들 중 일하는 시간 대비 최저임금만큼의 수익도 못 가져가는 사람의 비율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반면 정보통신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1.9%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산성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최저임금은 동일하다"며 "산업 현실을 반영해서 내년에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책정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PC방 업종에서도 고용 감소를 우려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근로자의 환경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을 더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인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고용을 줄여서 순이익을 맞추려고 한다"며 "근로자들도 알아야 한다. 대책 없이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근로자를 줄이고 무인시스템을 도입하라는 말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공연은 결의문 낭독에서 △업종별 차등화 △지역별 차등화 △최저임금 산출 기준 사용자의 지불 능력 반영을 촉구했다.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소공연 '제1차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에서 '최저임금 체중기'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결의문 낭독을 마치고 진행된 '최저임금 체중기' 퍼포먼스에서는 '9160원 최저임금' 패널을 꺼낸 대기업 경영자 캐릭터가 체중기에 올라서자 '체감 무게 10kg'이, 소상공인 경영자 캐릭터가 체중기에 올라서자 '체감 무게 100kg'이 표시됐다. '최저임금 단일적용' 패널을 격파하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한편, 오는 9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열린다. 3차 전원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업종 분류 여부, 최저임금액 결정단위, 최저임금 수준 등을 차례로 논의할 예정이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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