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 품목허가 신청에 부정 의견을 통보했다.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허셉틴' 시밀러를 개발 중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가 유럽 진철을 시도했지만 암초를 만났다. 회사 측은 재심사 신청을 통해 유럽 시장 진입을 다시 노린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전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제출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 품목허가 신청에 부정 의견(Negative Opinion)을 통보했다.
CHMP는 전문가 집단이 의약품의 품질, 비임상 및 임상 데이터 등을 검토해 품목허가 전 사용 권고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다. CHMP가 의약품 사용 권고를 결정하면 품목허가가 나오기 전이라도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쓰이기도 한다.
허셉틴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항암제로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 등에 사용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지난 2019년 4월 EMA에 HD201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CHMP는 오리지널의약품인 허셉틴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HD201의 제조공정이 다르다는 이유로 부정 의견을 냈다.
이번 CHMP 부정 의견 통보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허셉틴과 같은 생물의약품은 자연적으로 변화하는 생물체에 의해 만들어지므로 일부 분석적 특성에 경미한 변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HD201의 원약인 허셉틴 역시 이러한 변화가 보고됐다"라면서 "HD201의 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허셉틴의 품질 변화에 따른 제조공정 개발이 진행됐고, 당사는 제조공정 변경에 따른 분석적 비교동등성을 충분히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EMA와의 동등성기준 설정에 견해 차이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임상시험이나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및 의약품의 품질에 대한 이견은 없었음에도 분석적 비교동등성 기준설정에 대한 견해 차이로 임상배치와 상용화배치가 다르다고 판단해 이를 근거로 상용화배치가 원약의 바이오시밀러라는 입증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글로벌 임상시험 3상에서 확인한 허셉틴과의 동등성을 바탕으로 유럽 품목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HD201은 지난 3월 바이오시밀러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로슈의 허셉틴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임상책임자였던 사비에 피보(Xavier pivot) 교수 주도하에 진행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에서 원약인 허셉틴과의 높은 생물학적 유사성 및 비교동등성을 입증했다"라며 "EMA 측에 품목허가 재심사(Re-examination)를 신청할 계획이며 철저히 과학적 사실에 입각한 공정한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CHMP 부정 의견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HD201이 가진 상징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HD201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파이프라인 가운데 개발 단계가 가장 빠른 물질이다. 회사 측은 HD201 임상을 전개하면서 빠른 상업화를 위해 유럽뿐 아니라 한국과 캐나다에도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동시에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뉴질랜드 허가도 준비 중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CHMP 부정 의견 통보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추진 중인 HD201 글로벌 출시 일정이 시작 단계에서부터 암초를 만난 셈이다.
회사 측은 품목허가 승인 과정이 늦어졌을 뿐이라며 유럽 진출 의사를 거두지 않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HD201의 품목 허가 승인은 지연되었을 뿐이며, 당사는 HD201의 가치에 대해 여전히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라며 "당사는 임상 3상 및 개발 전반에서 입증된 HD201의 우수성을 유럽 시장에서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재심사 청구 자료들을 철저히 준비하며 EMA의 재심사 과정에 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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