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동원산업(006040)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비율이 전격 변경 공시됐다. 저평가 논란을 낳았던 동원산업의 주가가 아닌 자산가치를 반영한 합병가액으로 산정했다. 이로써 주주들과의 갈등은 자연스럽게 봉합돼 합병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동원그룹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기존 1 대 3.8385530에서 1 대 2.7023475로 변경했다. 두 회사의 이사회는 이를 위해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을 기준시가(주가)가 아닌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바꿔 종전 합병안이었던 24만8961원에서 38만2140원으로 53.5% 상향 조정하기로 결의했다.
동원그룹은 지난달 7일 상장사인 동원산업과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동원산업의 실적과 자산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은 주가로 합병가액을 산정하는 바람에 일부 소액주주들과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동원산업 이사회는 고심 끝에 이를 수용, 동원산업의 합병비율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합병 과정에서 합병비율이 논란이 된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기업이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십분 반영해 합병비율을 변경한 사례는 드물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영효율성을 증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적법성을 넘어 적정성까지 고려해 합병 비율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합병비율 등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던 김규식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자산가치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조정해 준 데 대해서는 존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연결재무제표 상의 자산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점이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함께 조정되지 않은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순수 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돼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을 지배하는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이를 통해 양사가 가진 장점이 시너지를 발휘해 향후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국의 자회사 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손자회사들은 합병 동원산업의 자회사가 돼 그룹 내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이 변경된 만큼 논란이 지속되는 동안 지지부진했던 동원산업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경 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