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3사의 연구개발(R&D) 총액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1분기에는
LG유플러스(032640)만 전년 동기 대비 R&D 투자를 소폭 늘렸을 뿐,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가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 3사 R&D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로봇·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비통신 영역으로 사업부문을 확대하며 신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신사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R&D 투자액은 비례해 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통3사의 1분기 R&D 비용 합은 1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730억원 대비 줄어든 수치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1분기 802억900만원을 R&D 비용으로 집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줄어들었다. KT 역시 482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입했지만, 1년 전 대비로는 5.5% 감소했다.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분기 188억원에서 올 1분기 257억원으로 R&D 비용을 늘렸지만,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0.45%로 이통3사 중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제일 낮다. 이통3사의 1분기 매출 총합이 13조9659억을 기록했는데, 총 매출액 대비 R&D 비율도 1.1%로, 1%를 겨우 넘었다.
서울 종로구 서울 도심 전자기기 전시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통신3사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R&D 투자는 연간 기준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1분기만 놓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네트워크와 통신장비 등과 관련된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이 포함된 설비투자(CAPEX)가 늘어나면서 R&D 비용이 CAPEX 대비 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통3사는 1분기 공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섰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794억원, 3464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20%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는 3616억원을 설비 투자에 지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8% 감소했지만, 금액으로만 보면 이통3사 중 제일 많은 비용을 설비투자에 쏟았다.
그럼에도 R&D는 혁신기술 개발과 직결되는 만큼 유무선·미디어 외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R&D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SK텔레콤은 올해 업을 재정비해 2.0 시대를 연다는 목표를 내걸었고,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로의 전환을 내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도 탈통신 부문 매출을 2025년까지 30%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 이외에서 퀀텀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미래 경쟁력과 연결되는 R&D 규모도 이동통신사업 시대와는 달리 규모를 키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ICT업계 관계자는 "망을 중심으로 한 사업은 물론 비통신영역으로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각종 원천기술 등 확보가 요구된다"면서 "기존과 차원이 다른 R&D 투자 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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